구주매출 물량은 LG CNS 2대 주주인 맥쿼리자산운용 PE본부(맥쿼리PE) 보유 지분이다. 맥쿼리PE는 지난 2020년 최대주주인 ㈜LG로부터 LG CNS 지분 35%를 95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LG CNS는 5년 내 IPO를 약속했고, 해당 시점은 올해 4월 도래한다. 맥쿼리PE의 지분투자 당시 LG CNS 기업가치는 2조9000억원으로,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5조원대인 만큼 2배 가량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상장 예심을 통과한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도 FI 지분이 구주매출로 대거 출회될 전망이다. DN솔루션즈의 경우 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 한투PE, KB인베스트먼트 등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대 주주 메디치인베스트먼트 지분이 구주매출 대상으로 거론된다. 올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SK엔무브 역시 2대 주주 IMM PE의 엑시트를 목적으로 구주매출 비율을 60~70%로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구주매출은 회사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 간다는 점에서 IPO 시장에서 악재로 읽힌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다면 그만큼 믿을 수 있는 성장 계획이나 배당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이 뒷받침돼야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 지난해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은 상장 과정에서 2대 주주인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공모 규모의 절반을 구주매출로 내놓으며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지만, 고배당 정책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
FI들이 구주매출을 포기하면서 오히려 상장 후 주가가 우상향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상장한 산일전기(062040)는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DS자산운용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FI가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으며 구주매출 비중을 10%대로 낮췄고, 상장 후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대어급이 아닌 코스닥 예비 상장사의 경우 대부분이 100% 신주모집으로 투자자 모시기에 나섰다. 이달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진행하는 △미트박스글로벌(알토스벤처스·SBVA·IMM인베 등) △데이원컴퍼니(스톤브릿지벤처스) △와이즈넛(솔본인베스트먼트) 등은 FI가 구주매출을 포기하면서 전량을 신주발행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모주 시장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 친화적 구조를 제시한 기업이 더 돋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유치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던 FI들의 엑시트 차원에서 구주매출 비중을 높게 설정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