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검증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하면 보통 ‘무슬림’이냐고 많이들 물으세요. 창업 초기부터 중동 시장을 타겟으로 하다 보니 이런 오해를 자주 받곤 합니다.”
무슬림 국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종교적으로 허용된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할랄 검증 솔루션을 개발한 슈크란코리아의 김승 대표가 전한 말이다. 슈크란이라는 단어가 아랍어로 ‘고맙습니다’를 뜻하는 만큼 사명도 범상치 않다.
초기 창업 기업이 중동에 진출해 프로젝트를 수주하거나, 투자를 유치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슈크란코리아는 지난해 창업한 초기 기업임에도 벌써 국내 및 중동 정부기관과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데일리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슈크란코리아 사무실에서 김승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중동 정부기관에서 5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중동 전문가다. 그에게서 초기 창업 기업을 위한 중동 공략 방법과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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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 슈크란코리아 대표는 창업 아이템 구상 단계부터 이슬람 문화권 거주자를 염두에 뒀다. 할랄 제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국가별 다른 인증 기준 등으로 비용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무슬림 소비자를 타겟으로 종교적으로 허용된 제품을 쉽게 찾도록 돕는 할랄 안전성 정보 솔루션 ‘할랄 올 낫’을 개발했다. 할랄 올 낫은 인공지능(AI)을 통한 데이터 분석과 할랄 규정집을 학습해 만들어졌다. 기존 출시된 제품뿐 아니라 신제품의 할랄 적합성 여부를 판단해준다.
이후 슈크란코리아는 창업 직후 원빌리언파트너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요르단, 이집트 등 중동 각지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중동 여러 국가에서 벌써부터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게 된데 대해 잦은 소통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이벤트를 만들어서라도 중동에 최대한 자주 방문하는 게 중요하다”며 “중동으로 출장가면 아는 모든 사람을 만나는 편인데, 하루에 미팅을 평균적으로 5개 많으면 7개까지도 잡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잦은 소통과 친구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비즈니스와 친구 관계는 별개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중동 비즈니스에서는 맞지 않는 공식이라는 이야기다. 예컨대 국내 기업들이 중동 진출지로 타켓 삼는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석유를 수출하는 대신 각종 소비재를 전 세계에서 수입해온다. 따라서 중동 진출을 염두에 두면 전 세계를 경쟁자로 둬야 하는 셈이다. 이때 친분 관계를 다져두면 비즈니스 관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 韓 관심 많은 중동…정보 비대칭 해결사
김승 대표는 K뷰티 등 중동 사업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과 무슬림을 연결해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중동과 한국이 서로 사업할 때 ‘정보의 비대칭’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투자사와 기업들은 중동의 소위 ‘오일머니’에, 반대로 중동 투자사와 기업들은 사회·문화·정치 등 한국사회 전반에 관심이 많지만 서로 궁금증을 해결할 정보 교환 수단과 방법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그는 양국 주체들의 답답함을 없애주고자 서로 간 교류 증진을 위해서도 일하고 있다. 예컨대 이집트 대사관과는 한국 제품 통관 가속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외에도 슈크란코리아는 유망 중소 뷰티 기업 마케팅 지원사업을 위해 서울특별시와 협력하고 있다. 유망 제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중동 시장 판로 개척과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뷰티 기업의 UAE 마케팅을 돕는 사업이다. 오는 9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팝업스토어 홍보와 판매를 돕고, 중동 지역의 뷰티 시장 동향과 트렌드 파악 등 관련 교육·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할랄 검증 모델의 개념증명(PoC)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PoC를 통해 밸류에이션을 높이고 이후 다음 자금 조달 라운드를 돌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