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미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 원·달러 환율도 1390원을 돌파했다. 이날 별다른 지표 발표는 없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완주 의지를 피력하면서 재차 트럼프 프라이싱에 따른 미국채 금리 상승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인하기에 접어들어도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매수는 부담스럽고, 현 레벨에서 당분간 등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 수급에 부담이 가중된 국고채 레벨과 미국채의 스프레드(금리차)가 점차 확대, 환율 역시 따라 올라가는 모습은 다소 불편하다.
바이든의 완주 의지가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보다 무게를 실어주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임기 보장과 9월 인하 반대 메시지에 대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의 내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답신도 기대를 모은다.
|
한 주간(15~19일) 한국 국고채 금리는 장기물 위주로 일제히 하락, 수익률 곡선은 평탄해졌다.(불 플래트닝)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전주(지난주 금요일 오후 마감 금리 기준) 대비 1.7bp(1bp=0.01%포인트) 하락, 3년물 금리는 2.7bp 내린 3.144%, 3.074%를 기록했다.
5년물은 1.8bp 내린 3.099%, 10년물은 2.1bp 하락한 3.156%에 마감했고 20·30년물은 3.3bp, 3.7bp 내린 3.111%, 3.026%를 보였다.
미국채 금리는 같은 기간 10년물 기준 6bp 상승한 4.24%,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6bp 오른 4.24%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주말 별다른 지표 발표는 없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완주 의지를 밝혀 주목됐다. 앞서 미국 민주당 내 인사들과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지지한 세력들의 언론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완주 의지를 밝힌 것이다.
주요 현지 언론에서는 여전히 그가 주말 사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코로나19로 요양 격리 중인 상태에서도 완주 의지를 피력한 점을 미루어 볼 때 사퇴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 기준 9월 인하 가능성은 지난주 96.2%서 98.1%로 소폭 상승했다.
|
이번 주 시장은 주 초인 22일 1조9000억원 규모 국고채 5년물 입찰과 5000억원 규모 통화안정증권 91일물 입찰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어 23일에는 5000억원 규모 국고채 20년물 입찰 등이 예정됐다.
또한 25일에는 한국, 미국 2분기 GDP 속보치가, 26일에는 미국 6월 PCE가 발표된다. 애틀란타 연방은행의 GDP 나우에 따르면 미국 2분기 GDP 예상치는 2.7%로 상승한 바 있다.
우상향하는 미국 2분기 GDP 외에도 한·미 10년물 스프레드와 환율의 우상향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외국인 수급에 내려가는 국고채 금리와 달리 미국채 금리는 트럼프 우세에 따른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스프레드가 더욱 벌어졌기 때문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한미 10년물 스프레드는 108.60bp로 지난 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가운데 1390원을 돌파하며 우상향하는 환율도 시장 부담을 키우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달 말 FOMC 이전까지 해당 추세가 이어질지 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국고채 금리 하락은 인하 기대 확산에 따른 외국인 순매수 유입이 견인했지만 7월 FOMC서 연준의 추가 스탠스를 확인하기 전까지 외국인 순매수 강도의 추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국내 수입물가가 1~2개월 시차를 두고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에 상승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잔존하는 물가 상승 우려에 금리가 소폭 되돌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편 트럼프의 임기 보장 등 ‘러브콜’에 대한 파월 의장의 반응도 주목된다. 트럼프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확실하게 잡아내기 위함이라는 명분까지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달 말 열리는 FOMC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의 스탠스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