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중 1명 노인 '초고령 사회'.. 이게 돈 되네

김성수 기자I 2024.06.18 00:50:57

[차세대 먹거리 실버타운]①
내년 고령인구 '1000만'…5명 중 1명 '노인'
노인복지주택 공급 '역부족'…2022년 39개
尹 대통령 '분양형 실버타운' 9년 만에 허용
공사비·금리 급등…사업성 낮아 공급 '더뎌'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한국이 초고령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면서 투자 대상으로서의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실버타운은 노령층을 위한 맞춤형 주거 임대시설을 뜻한다. 입주자가 유료로 입주금 및 월 생활비를 부담한다는 점에서 국가가 재정을 지원하는 양로원이나 요양원과 차이를 보인다.

내년에 국민 5명 중 1명이 ‘고령인구’가 될 것임을 감안하면 실버타운은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정부가 ‘분양형 실버타운’을 9년 만에 다시 허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규제완화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공사비와 금리 급등으로 부동산 개발의 사업성이 낮아진 상태여서 단기에 실버타운 공급이 증가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대상으로서 가치는 한동안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건설사나 시행사 뿐 아니라 대기업, 금융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내년 고령인구 ‘1000만’…노인복지주택 ‘역부족’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실버타운 2곳을 개발할 계획이다. ‘은평 편익5 시니어레지던스 복합 개발사업’이다. 올해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국내 대기업, 건설사, 자산운용사들이 향후 진출할 신규 사업으로 실버타운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 개발 결과에 관심이 높다.

실버타운은 오피스나 물류센터 등 다른 상업용부동산 섹터와 비교하면 수익률이 낮고, 운영상 어려움이 있어서 이전까지는 투자자들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빠른 속도로 고령화하면서 실버타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은 아직 부족해 새로운 수익형 투자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작년 12월 공표)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내년 20.3%로 20%를 넘어선다. 오는 2036년에는 30.9%, 2050년에는 4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반면 출산율이 하락한 영향이다. 고령인구는 2022년 898만명에서 내년 1000만명을 넘고, 2072년에는 1727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노인 주거시설 숫자는 여기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복지주택은 2018년 35개에서 2022년 39개로, 4년간 4개(1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15년 이후 실버타운 분양이 금지되자, 민간 참여가 제한되면서 노인복지주택 공급이 둔화한 탓이다. 당초 실버타운은 ‘분양형’과 ‘임대형’ 모두 가능했었다. 그러나 일부 사업자의 부실 운영, 서비스 저하 문제가 속출하자 정부는 지난 2015년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분양형을 일제히 금지했다.

(자료=보건복지부 ‘2023 노인복지시설 현황’ 일부 캡처)
◇ 공사비·금리 급등…사업성 낮아 공급 속도 ‘더뎌’

이로 인해 실버타운을 운영하려면 운영사가 장기 보유하면서 임대해야만 했다. 이 경우 사업 리스크가 높아져 공급할 유인은 더 떨어진다. 초기에 유입되는 현금이 매우 적어서 투자금 회수기간이 길어져서다.

향후 고령인구가 1000만명 이상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임을 고려하면 임대형만으로는 노인복지주택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도 최고급 실버타운은 입소 대기기간이 최소 3년 이상일 정도로 대기 수요가 밀려 있다.

향후 노인 주거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정부가 ‘분양형 실버타운’을 9년 만에 다시 허용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강원도 원주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열고 “실버타운 공급확대를 위해 2015년 폐지된 분양형 제도를 다시 도입하겠다”며 “민간 사업자 진입을 어렵게 하는 제도를 개선해 실버타운 건설이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산층 민간 임대나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어르신 친화 주택을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양형으로 실버타운 공급이 가능해지면 투자금 회수기간이 단축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노인복지법을 개정해서 ’인구 감소지역 89곳‘에 한해 분양형 실버타운 설립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파트처럼 개인에게 분양하는 실버타운을 되살려서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공사비와 금리 급등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상태라서 단기에 실버타운 공급이 증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부동산 전문 서비스·투자관리 회사 컬리어스의 장현주 이사는 “정부가 실버타운 공급을 장려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해도 실제 공급 속도가 빨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의 오른 공사비, 금리로는 사업성이 안 나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고급화 실버타운 모델로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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