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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월 HMM을 두고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하림그룹과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가 협상을 진행했으나 최종 불발된 바 있다. 양측은 영구채 해결방안과 경영권 보장, JKL파트너스에 대한 주식 매각 제한 예외 인정 등을 두고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HMM은 1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3% 증가한 2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배 가까이 늘어난 4070억원을 기록했다. 수에즈 운하의 통행중단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인해 개선된 수치로, 컨테이너선 부문만 보면 영업이익이 3501억원으로 전년 1분기 대비 53% 증가했다. 해운업황상 1분기는 비수기로 여겨지지만, 예상보다 중동 내 정세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시차가 반영돼 수혜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HMM이 최근 선복량을 대폭 늘리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 계획을 발표한 것도 향후 재매각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HMM은 최근 현재 보유하고 있는 벌크선을 2030년까지 110척으로 늘리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컨테이너선도 현재 72척에서 2030년까지 130척으로 늘리기로 했다. 벌크선은 장기 운송 계약 비중이 높은 화물 전용선으로 비교적 경기에 덜 민감해 실적 회복에 도움이 된다.
그간 매각에 적극적이지 않던 정부도 재매각 추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HMM 재매각과 관련해 “관련 부서 및 관계부처와 재매각 시기, 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시기가 오면 재매각 방법이나 시기 등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대주주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의 영구채 주식 전환이 예고돼 있다는 점은 재매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달 24일까지 산은과 해진공이 주식전환 청구권 행사를 하지 않으면 HMM은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30년 만기 채권에 대한 중도상환을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내년 4월까지 예정된 HMM 영구채 주식 전환을 모두 완료하면 매각 측이 보유한 HMM 지분율이 72%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