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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일제약의 창업주인 홍성소 회장이 장녀인 홍재현 대표이사 대표에게 지분 121만주(지분율 11.93%)를 넘기면서 승계 작업의 마침표를 찍었다. 홍 대표의 지분율은 9.98%에서 단숨에 20.08%로 뛰어오르며 최대주주에 등극하게 됐다.
신일제약을 설립한 홍 회장은 1938년생으로 올해 85세의 고령이다. 이 때문에 경영 승계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홍 회장의 장녀인 홍 대표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데에는 자녀 중에 아들이 없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2000년 신일제약에 입사한 이후 23년간 재직하며 회사 경영에 대한 기반을 닦아왔다. 홍 대표는 2019년 1월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경영을 총괄했다. 또한 2003년 3만7819주(지분율 0.5%)를 장내매수로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분율을 9.98%까지(119만6364주) 늘려왔다. 2011년 홍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9만5000주(1.2%)를 제외하면 110만1364주(8.78%)에 달하는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홍 대표의 과제는? 일단 제약 사업에 집중해 실적 ↑
이제 홍 대표는 경영에 대한 책임이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홍 대표이 앞으로 신일제약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경영 방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제약 사업에 집중하며 연매출 1000억원대 제약사로 몸집을 키우는 한편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홍 대표는 신일제약의 기존 주력 사업인 제약 사업에 집중해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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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는 2019년 1월 대표 취임 직후 코로나 팬데믹을 맞이하면서 2021년까지 실적 정체기를 겪었다. 이 기간 매출은 600억원~610억원대에 머물렀으며, 영업이익은 2019년 94억원→2020년 68억원→2021년 79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까지만 해도 18.1%였던 영업이익률은 이 기간 2019년 15.5%→2020년 11.1%→2021년 12.9%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엔데믹이 오면서 신일제약의 실적도 정상화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신일제약의 매출은 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6%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137억원으로 71.1%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17.1%로 올라오는 등 수익성도 개선됐다.
◇신사업 매출 지지부진…신성장동력 발굴 필요성↑
다만 주요 사업인 의약품 제조·판매 사업 외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주요 현안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신일제약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건강기능식품 사업, 화장품 사업, 의약외품 사업, 부동산 임대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해당 사업들의 매출액은 최근 3년간 2020년 49억원→2021년 43억원→2022년 41억원으로 지지부진하다. 심지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9%→7%→5.1%로 줄고 있는데 이는 엔데믹으로 인해 마스크 수요가 급감하며 의약외품 매출이 23억원(3.7%)→8억원(1.4%)→6억원(0.8%)로 떨어진 탓이다.
신일제약이 지난해 3월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임업은 신사업이라기보단 기존 부동산 투자에 따른 부대사업으로서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일제약은 가평 일대에 임야를 구입하고 2020년 가평군산림조합을 출자해 산지 개간 조성 중이다. 이는 투자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홍 회장이 추진 중인 사업으로 추정된다. 임업 관련 매출은 내년 2분기에 발생할 전망이다.
신일제약 관계자는 “최근 갑작스럽게 (승계) 작업이 이뤄졌다”며 “앞으로 홍 대표가 어떤 방향으로 (경영을 이끌어)갈지에 대해서나 신사업 관련해 새롭게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