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S헬스는 코다비스를 통한 미국 내 신규 시밀러 제품의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코다비스는 이르면 5~6년 뒤 K-시밀러 기업의 미국 진출 시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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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휴미라 시밀러 대전...코다비스가 유리한 이유는?
28일 기준 CVS 헬스의 시가총액(시총)은 864억6000만 달러(한화 약 114조3780억원)로 전체 산업군을 통틀어 161위에 오른 거대 기업이다. 하지만 시총 기준 최고점을 찍은 지난 2021년 2월 5일(1432억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CVS헬스는 하락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 23일(현지시간) CVS헬스는 100% 지분을 보유한 바이오시밀러 제품 상용화 및 공동 생산 전문 자회사 코다비스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CVS헬스가 차기 성장 발판을 마련해, 업계에서 그 가치를 재평가받으려는 시도에 나섰다는 평가다.
코다비스의 모회사인 CVS헬스는 미국 내 1만여 개 이상의 약국 체인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3225억 달러(당시 한화 약 410조원)로 제약바이오 관련 기업 중 압도적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존슨앤존슨(J&J)의 매출(949억4300만 달러)을 3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코다비스는 내년 1분기부터 산도스가 개발한 휴미라 시밀러 ‘하이리모즈’를 오리지널 정가 (6922달러) 대비 8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며 첫걸음을 뗄 예정이다. 양사의 협력으로 내년에 분수령을 맞을 휴미라 시밀러 시장 선점 경쟁에서 하이리모즈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하이리모즈를 비롯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와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 등 저농도 및 고농도 휴미라 시밀러들이 미국에서 동시에 출시됐다. 이같은 휴미라 시밀러 시장의 뚜렷한 강자로 등극하기 위한 조건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인터체인저블 시밀러’의 승인 여부다.
실제로 산도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이 내년 중 저농도 및 고농도 휴미라 인터체인저블 시밀러로 승인받기 위한 임상 등의 추가 절차를 밟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인터체인저블 시밀러의 지위를 획득하면, 모든 적응증에 대해 약국에서 약사가 오리지널 대신 임의로 처방을 변경할 수 있게 된다.
휴미라 시밀러 개발 업계 관계자는 “의사가 직접 주사해야하는 약이 아닌 약국에서 처방하는 약물은 인터체인저블 시밀러 진입 여부가 매출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같은 조건이라면 미국 내 약국 체인망을 등에 업은 코다비스가 판매할 하이리모즈의 매출 증대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모회사인 CVS헬스의 약국 체인망을 활용할 수 있는 코다비스가 휴미라의 인터체인저블 시밀러의 유통에서 큰 강점을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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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경 코다비스 급부상 가능성도 有”
문제는 그 이후다. 신규 시밀러의 개발에는 대개 7~8년이 소요된다. 미국 내 유통망이 탄탄한 코다비스가 2030년경 자체 시밀러 개발에 성공한다면 업계 신흥 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VS헬스의 발표에 따르면 2029년경 미국 바이오 시밀러 시장 규모는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이같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출범한 코다비스는 저렴한 시밀러를 미국에서 상용화하는 것과 협약을 체결한 타회사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 등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또다른 시밀러 개발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창립 후 5~6년 만에 주요국에서 첫 시밀러를 승인받았다”며 “코다비스 역시 모회사의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해 빠르게 시밀러 개발을 시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약국 유통망과의 시너지를 통해 미국 시장 선점에 있어 지속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다비스를 단순히 경쟁자로만 여길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는 이어 “국내 개발사들이 후속 물질을 미국시장에 내놓을 때 코다비스나 그 모회사인 CVS헬스 등과 산도스처럼 유통관련 협력 관계를 맺는 방법도 있다. 경쟁할 부분은 경쟁하고 협력할 부분을 협력하며 돌파구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