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기세 꺾인 코스닥…코스피 대형주의 시간 온다

김응태 기자I 2023.04.26 00:01:00

4월 코스피 지수 상승률, 코스닥 상회
2차전지 밸류 부담에 코스닥 조정 국면
경기 경착륙 부담 완화에 코스피 우위
반도체 업황 개선시…삼전, 코스피 상승 견인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이 코스닥을 웃돌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된 2차전지 소재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부담에 커진 가운데, 정부가 주가 과열에 대한 조사 방침을 내놓으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코스닥 조정과 맞물려 글로벌 경기 경착륙 우려 완화 및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제기되며 코스피로 수급이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4월 코스피-코스닥 상승률 반전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4월 3~25일) 코스피는 0.4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1.04%를 기록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는 연초 흐름과 상반된 양상이다. 월별 지수 상승률을 비교하면 지난달까지만 해도 코스닥이 압도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1월 9.01% △2월 6.9%△3월 7.0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코스피 지수는 △1월 8.44% △2월 -0.5% △3월 2.65%에 그쳤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달 들어 코스피가 코스닥 지수 상승률을 역전한 건 단기 급등한 코스닥 2차전지 소재주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차익실현 매물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엘앤에프(066970), 에코프로(086520) 등은 이달 초 고점을 찍고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엘엔에프는 이날 27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지난 3일 52주 신고가인 34만9500원 대비 22.32% 하락한 수준이다. 에코프로도 지난 11일 증권사에서 첫 매도 리포트가 나오면서 매물 출회가 본격화하며 주가가 고꾸라졌다. 에코프로는 이날 59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 11일 52주 신고가인 82만원 대비 27.2% 하락했다. 매도리포트를 낸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의 오는 2027년 기준 목표주가로 45만4000원을 제시한 만큼, 현 주가 수준에서도 조정될 여지가 있다.

정부의 2차전지 이상 과열에 대한 조사 방침도 투심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차전지 테마주를 중심으로 시장 과열과 관련해 불공정거래 혐의 종목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외에 전날 신용융자잔고율 및 공여율이 높은 8개 종목이 하한가로 마감하며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 우려가 제기된 점도 레버리지 부담이 큰 코스닥에는 악재다.

◇ 삼전 사모으는 외국인…코스피 지지력 ‘환율’ 관건

증권가에선 코스닥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글로벌 경기 경착륙 우려가 완화되면서 코스피 대형주로 수급이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코스피는 경기 민감주 비중이 높아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데, 최근 공개된 미국 세부 경제 지표에선 예상보다 견고한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 미국 3월 경기확산지수는 0.1에서 0.14%로 반등을 지속했다. 4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도 10.8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18)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따른 삼성전자(005930)의 강세도 코스피 지수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재료다. 외국인은 삼성전자가 지난 7일 감산 확대 발표 후 주가가 급등한 뒤 다시 하락하고 있지만, 이달에만 삼성전자를 2조5346억원 순매수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선행 지표의 반등과 감산 확대 발표에 따라 반도체 주가는 전저점 대비 20%대 초중반가량 상승했다고 최근 재조정 중”이라며 “주가 바닥 형성 후 반등과 재하락이 이어지는 모습은 반도체주가 장기 업싸이클 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일정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코스피의 외국인 수급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국민연금와 한국은행의 외환스와프 체결 등의 영향으로 전거래일 대비 2.6원 낮아진 133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은행 유동성 사태를 겪으면서 연초 이후 달러 환산 코스피 수익률은 코스피 대비 3%포인트가량 낮다”며 “환율이 버텨준다면 조정 구간에서 외국인 수급이 지지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