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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팬데믹 끝나도 줌회의”…M&A 열기 뜨거운 화상회의社

김연지 기자I 2023.04.18 05:11:25

코로나19 수혜본 화상회의 솔루션사, M&A 속속
화상회의 수요 예전만 못하자 M&A로 경쟁력↑
줌, 임직원 전용 소통 플랫폼 ''워크비보'' 인수
관건은 효율성·편리성·재미…기술 적용 박차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효율성·편리성·재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춘추전국 시대를 맞았던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 사이에서 최근 들어 숙제로 떠오르는 요소는 위 세 가지로 설명된다.

재택근무와 출퇴근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시대가 도래하면서 화상회의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예전만 못하다. 이에 관련 업계에선 회의 기능에서 더 나아가 생산적이면서도 즐거운 작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줌과 웹엑스, 팀즈 등이 수년전부터 인수·합병(M&A) 시장에 고개를 내밀고 관련 기업 인수에 시동을 걸어온 이유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임직원 소통 및 번역 스타트업을 인수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일부는 파트너십을 통해 재미 요소를 추가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사진=픽사베이 갈무리
◇ 화상회의 서비스 ‘줌’, M&A로 경쟁력 ↑

미국의 대표적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아일랜드 기반의 임직원 전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워크비보’를 인수했다. 구체적인 인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워크비보는 ‘사내 SNS’를 표방한 플랫폼으로, 회사 경영진과 임직원간 공지사항을 빠르게 공유하고 소통하도록 돕는다. 이 밖에 개개인 임직원들이 페이스북 개인 피드를 활용하듯 자유롭게 포스트와 비디오 등을 공유하며 친목을 도모할 수 있다. 회사는 지난해 타이거글로벌을 비롯한 세계 투자사들로부터 2200만달러(약 287억5400만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줌은 이달 내 인수 절차를 매듭짓고 워크비보 기능을 자사 플랫폼에 통합해 기업고객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화상회의 기업 중에서도 유독 M&A와는 거리가 멀었던 줌이 M&A 활동에 나서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20년이다.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를 준비하면서 일각에선 줌의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한 화상회의 기능만으로는 안된다’는 인식이 뚜렷해진 이유다. 이에 줌은 지난 2020년 기업 간 메시지 및 파일 공유 보안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암호화 기술 스타트업 키베이스를 인수했고, 2021년 하반기에는 실시간 번역 스타트업 카이트를 인수했다.

◇ 타사도 M&A 이어 파트너십도 박차

줌의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시스코 웹엑스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는 지난 2019년부터 화상회의의 퀄리티를 높이고 재미 요소까지 잡기 위해 관련 M&A 및 파트너십에 한창이다.

이 중 M&A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글로벌 기업과 공공기관 상당수가 사용하는 시스코의 화상회의 솔루션 웹엑스다. 시스코는 지난 2019년 인공지능(AI) 음성비서 기술 기업 보이시아를 인수해 화상회의 메모 및 의견 공유 기능을 개발했다. 2020년 하반기부터는 약 3개월에 걸쳐 클라우드 기반 통신회사 ‘IMI모바일’과 사용자 참여 플랫폼 ‘슬라이도’, AI 음성 판별 기업 ‘배블랩스’를 인수했다. 그로부터 1년 뒤에는 가상 이벤트 기술 플랫폼 ‘소시오랩스’도 인수했다. 사용자간 원활한 소통은 기본이고, AI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영화 극장과 같은 가상 회의실 구현으로 재미 요소까지 잡은 셈이다.

줌과 웹엑스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M&A보단 파트너십을 통해 재미와 효율성을 잡으려 하는 모양새다. 예컨대 회사는 최근 팀즈에 증강현실(AR,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스냅챗 렌즈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회의 참가자를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꾸미거나 배경을 판타지풍으로 바꿀 수 있다.

국내 한 협업 툴 업체 관계자는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업 영역을 신속하게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며 “대부분이 팬데믹 시기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한 상태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더 빠른 속도로 인재를 유치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및 업데이트에 투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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