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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년 임기 한국여성벤처협회회장을 마치고 본업인 국제회의전문기획사(PCO) 대표로 복귀한 김분희(사진) 메씨인터내셔날 대표는 2일 “마이스가 제조와 유통, IT(정보기술) 업종처럼 국가 경제를 이끄는 대표 산업이 되려면 표준산업분류상 업종 분류부터 바꿔야 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전시·컨벤션 및 행사 대행업으로 지원 서비스업에 포함된 현행 업종 분류로는 마이스산업의 특성은 물론 전문성도 인정받지 못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여성벤처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정부와 국회, 업종 대표들이 모이는 회의에 참석해 보니 왜 마이스가 속한 서비스업이 번번이 산업육성 정책이나 제도에서 소외되는지 알겠더군요. 마이스에 대한 정의와 이해가 온전하지 않은 초기에 단순 행사 대행만 하는 지원 서비스업으로 분류되다 보니 가장 중요한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겁니다.”
김 대표는 현행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업(業)의 정체성을 되찾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업종 분류 변경을 제시했다. 현행 기타 서비스업 내 전시·컨벤션 및 행사 대행에서 전문 서비스업 내 기획 서비스로 업종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이스업은 다양한 행사를 설계하고 만드는 기획력이 핵심적인 전문성”이라며 “업무 전문성을 인정하는 기획 서비스업이 되면 현재 업계 현안 중 하나인 재량 근무제 도입도 가능해진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이스산업의 규모와 파급효과를 배가하기 위해 이벤트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 추산 종사자가 6만 명에 달하는 이벤트업은 업무 속성과 과정 등이 같아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마이스는 50~60개의 다양한 업종을 포함하는 서비스업의 총합체”라며 “영역을 넓혀 전문성을 높이고 산업과 시장 규모를 지금보다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경력 32년차 PCO인 김 대표는 2003년 컨벤션 전문회사 메씨인터내셔날을 설립했다. 2013년 대구 세계에너지총회와 세계인구총회, 2017년 세계건축연합(UIA) 세계건축대회 등 메씨가 그동안 유치부터 기획, 운영을 맡은 참가자 1000명 이상 대형 국제행사만 40여 건에 달한다. 김 대표는 2015년부터 4년간 한국PCO협회장을 맡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조달연구원과 함께 마이스 분야 공정거래 가이드라인을 서비스 분야 최초로 만들었다. 인건비와 대관료 등 총 비용의 8%를 일반관리비로, 전체 입찰금액의 10%를 대행사 이윤으로 지급하는 내용이 담긴 가이드라인은 2022년 국제회의용역 표준계약서 시행으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어느 업종이든 전문성을 인정받고 정체성을 찾는 일은 업계의 몫”이라며 “마이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제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인 표증 치료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병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인 본증을 치료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