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는 한계가 아니다. ‘두 팔 없는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31)가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전한 메시지다. 그는 “모든 사람은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다”며 “모든 약점은 강점이 될 수 있고, 이 사실을 안다면 한계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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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니스트는 왼손으로 음정을 조절하는 밸브를 누르고 오른손을 악기의 개구부에 넣어 음색에 변화를 주고 볼륨의 미세한 변화를 조절한다. 그러나 클리저는 왼발을 이용해 호른의 밸브를 조작하고, 오른손이 해야 할 일을 모두 입술로 대신해 연주한다. 남들보다 쉽지 않은 연주 과정이지만, 그는 긍정적인 태도로 역경과 시련을 이겨냈다. 클리저는 “모든 일에는 순조로운 시기가 있고 삐걱거리는 시기가 있다”며 “열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악기를 배우다 보면 매우 자주 실망합니다. 주기적으로 좌절의 순간을 경험하죠. 포기할 것인가, 도전을 받아들일 것인가. 둘 중 하나죠. 인생도 비슷합니다. 살다 보면 더 이상 못하겠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냥 주저앉을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지는 자신의 결정에 달렸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오히려 삶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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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내한공연에선 슈만, 뒤카, 슈트라우스, 베토벤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클리저는 “이번 프로그램은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작품으로 구성했다”며 “찾아보면 위대한 작곡가들이 남긴 호른 작품이 놀라울 정도로 많고, 그런 작품들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5세 때부터 바랐던 호르니스트의 꿈을 이룬 클리저에게는 새로운 꿈이 있다. “음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는 “음악을 연주하는 이유는 연주자 자신이 행복하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라며 “연주를 얼마나 잘하는지 증명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삶에 기쁨과 용기를 주기 위해 연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저는 누군가의 겉모습이나 그가 이룬 성취를 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목표나 과정보다 결과만 바라보는 실수를 저지르기 쉽습니다. 훌륭한 독주자가 되려면 악기를 잘 연주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전할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연주자의 목표는 훌륭한 독주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악기를 최대한 통달하고 삶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갖는 것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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