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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대통령이 된 검사[그해 오늘]

전재욱 기자I 2022.10.14 00:03:00

2019년 10월14일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임명 35일만
가족을 향한 전방위적 수사에 백기.."멸문지화"
수사 지휘 윤석열 검찰총장, 대선주자로 부상해 당선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이른바 ‘조국 사태’는 2019년 8월9일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면서 시작했다. 장관 후보자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갖가지 의혹이 제기됐다. 후보자 본인을 포함해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딸과 아들 등 자녀 2명, 동생 조권씨, 조카 조범동씨 이름이 오르내렸다.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비롯해 두 자녀의 입시 비리, 사모펀드 부정 등이 쟁점이었다.

출판사 메디치미디어가 지난 11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서 ‘가불 선진국’ 저자 조국 전 법무장관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메디치미디어)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인 9월6일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야당 위원들로부터 사퇴를 요구받았지만 후보자는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검찰이 청문회 당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를 기소했다. 동양대학교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였다. 위조한 표창장을 딸에게 수여한 것인데,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데에 쓸 스펙을 마련하려는 의도였다. 훗날 부산대는 그의 의전원 입학을 취소했다.

국회는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채택하는 데 합의하지 못했다. 9월9일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장관을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송구하다”면서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국은 문재인 정부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에 있으면서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을 주도했다. 이런 인물이 국무위원에서 낙마하면 문재인 정부로서도 타격이었다.

법무부장관에 임명된 이후 검찰 수사는 계속됐다. 대검찰청이 법무부 외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피의자가 장관직에 있단 사실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일었다. 본인과 가족을 중심으로 진행된 수사는 주변 인물로까지 확장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각각 수사 선상에 올라 기소됐다.

10월14일 오후 2시 조 장관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했다. 당일 오전 검찰 개혁안을 직접 발표한 지 수 시간 만이었고, 후보자에 지명된 지 67일 만, 장관에 임명된 지 35일 만이었다.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이에 따른 검찰 수사, 이로써 문재인 정부가 받은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됐다. 조 전 장관은 당시 수사받는 처지를 ‘멸문지화’(한집안이 다 죽임을 당하는 끔찍한 재앙)라고 했다. 얼마 전 유튜브 방송에 나와서는 “과거로 돌아가면 장관직을 고사할 것”이라고도 했다.

조국 사태는 극한의 정치적 대립을 낳았다.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쪽과 비난하는 측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향한 곳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었다. 당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했고,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지휘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 전 장관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추미애 장관이 왔다. 추미애 법무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감찰하고 직무를 정지시켰다. 조국 수사가 이뤄진 배경과 이후 경과를 고려해 여러 해석을 낳았다. 적절한 조처라는 긍정과 사실상 보복이라는 부정이 뒤따랐다.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각각 전보됐다. 한직으로 평가받는 자리여서 좌천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번에 야권 대권 주자로 부상했다. 그리고 2022년 3월9일 대선에서 당선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장관에 한동훈이 기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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