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22일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방안은 초·중학교 정보교육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학에선 첨단분야 정원을 늘리고, 대학 입학 후 5년 6개월 만에 박사학위까지 취득하는 ‘학·석·박사 통합과정’ 신설도 추진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학교는 현재 5·6학년 ‘실과’ 과목에서 17시간의 정보수업을 편성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를 2배 늘려 34시간 이상 편성토록 할 방침이다. 중학교도 현재 3년간 34시간을 편성토록 하고 있지만 이를 68시간 이상으로 확대한다. 특히 초·중학교에선 체험중심의 코딩교육을 필수화하고, 고등학교에선 학점제를 고려한 코딩 선택과목 개설을 추진한다. 농어촌지역 초등학교 1800개교에는 정보교육 소외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디지털 튜터’를 배치할 계획이다.
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코딩’ 능력은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 등 첨단 분야에서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초·중등 단계에서 정보교육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길러진 컴퓨팅 사고력을 바탕으로 원하는 작업을 컴퓨터가 수행하도록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 언어를 교육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보교과 교원 수요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기간제교원이나 전문 강사를 활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교원수급계획에 이를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했다.
대학의 디지털 첨단분야 정원 증원도 추진한다.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빅데이터·메타버스·클라우드·사물인터넷 등 8개 분야가 대상이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가르칠 교수만 충족하면 심사를 통해 증원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규제 완화는 수도권 대학에도 허용될 예정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현행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의 총정원은 11만7145명으로 묶여 있지만, 교육부는 약 8000명의 증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근혜·문재인 정부 당시 대학구조개혁으로 감축한 정원을 이번에 활용하겠다는 것. 한 지방 사립대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가 모두 고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디지털 인재양성 방안에 반대했다.
|
반도체 등 첨단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는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를 부여한다. ‘마이크로 디그리’는 3~4개 과목을 들으면 관련 학위를 주는 단기 이수 과정이다. 집중 교육과정을 통해 첨단분야 디지털 인재를 조기에 양성하겠다는 것. 교육부 관계자는 “희망하는 누구나 첨단분야 교육을 받도록 디지털 가상 캠퍼스 구축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대학 입학 후 5년 6개월 만에 박사학위까지 취득하는 학·석·박사 통합과정도 신설한다. 지금까지는 학·석사 또는 석·박사 통합과정만 운영이 가능했다.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학·석·박사 통합과정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태경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장은 “박사학위를 가진 고급인력을 조기에 배출하기 위해 학사제도 유연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