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 먹고 속이 '더부룩', 담낭염 불러오는 여름철 과식

이순용 기자I 2022.07.03 07:24:23

여름철 인기 있는 보양식, 과식했다간 담석과 담낭염 유발해 극심한 복통 호소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무더위로 기력이 약해지는 여름철에는 몸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평소에 체력 소모가 많거나 영양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여름철 보양식은 약이 될 수 있다. 다만, 보양식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과식하는 행동은 담석을 유발하고 담낭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쓸개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담낭은 간에서 분비되는 담즙을 보관하는 곳이다. 담즙은 담낭에 보관돼 있다가 담낭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면서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담즙이 비정상적으로 농축돼 담석이 형성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담석이 담낭의 입구를 막아 원활한 담즙의 이동을 방해해 담낭에 염증이 생기는 담낭염이 발생하게 된다. 담석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급성 담낭염은 대부분 날이 덥고 고지방, 고단백으로 구성된 보양식을 찾게 되는 여름철 흔히 발생하는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급성 담낭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2만 9,72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기록한 2만 2,783명보다 약 30% 늘어난 수준이다. 월별로 환자 수를 살펴보면 2020년 기준, 2,954명으로 가장 적은 환자가 발생했던 3월을 기점으로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해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에 3,847명으로 그 해 가장 많은 환자 수를 기록했다.

담낭염의 주요 원인은 식습관과 관련이 깊다. 기름진 고기 위주의 고지방 식단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과포화된 콜레스테롤이 담즙 내에서 침전되면서 결정성 구조물인 담석이 생성된다. 이 담석이 체외로 배출되지 못하면서 담즙이 보관된 담낭에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즐겨 먹는 삼계탕이나 보신탕, 장어구이 등은 대표적인 고지방, 고단백 식품이다. 적당량을 섭취할 시 영양 공급에 도움이 되지만 단기간에 많은 양을 섭취하게 되면 담석 발생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

담낭이나 담낭관에 담석이 발생하게 되면 식사 이후 더부룩한 소화불량을 호소하게 된다. 대부분 사람은 이를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하고 소화제를 복용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담석은 시간이 지날수록 담낭을 자극하게 되고 이에 따라 우상복부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게 된다. 염증 반응으로 인해 오한과 발열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며 구역과 구토가 동반된다.

통증이 동반되는 담낭염은 대게 수술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담낭은 담즙을 직접적으로 생산하지 않고 보관했다가 분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절제해내도 소화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다. 게다가 염증이 발생한 담낭은 담낭암으로 악화하는 경우도 있어 담낭을 완전히 절제하는 담낭 절제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수술 방식은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수술 부위에 1cm 내외의 구멍을 내어 복부 내부를 관찰하면서 진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개복 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세란병원 외과 유선경 부장은 “여름철 보양식은 몸의 기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부족한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필요 이상의 섭취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고칼로리, 고단백, 고지방 위주의 식단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담낭 내 담석 발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낭염이 의심된다면 초음파검사 와 CT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내려 볼 수 있다”며 “검사를 통해 담석이나 담낭염이 발견된다면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 계획을 세워 볼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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