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심장 건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이 수축하는 과정에서 여러 심장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암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는 심장질환, 그 중 절반가량은 허혈성심질환으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생기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대표적이다.
심장 근육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한다. 관상동맥은 크게 세 가닥이 있는데, 이 혈관이 여러 가지 이유로 좁아지거나 갑자기 수축해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관상동맥의 협착이 만성으로 진행되면 협심증, 급성이면 심근경색으로 구분한다.
협심증은 △일상생활보다 빨리 걷거나 뛰고, 계단이나 언덕을 오를 때 △스트레스나 정서적으로 불안할 때 △무거운 것을 드는 등의 활동을 할 때 주로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이 심장 근육에 더 많은 산소와 혈액공급이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 정중앙이나 왼쪽에서 발생하는 가슴 통증이다.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쥐어짜는 것 같다’, ‘뻐근하다’, ‘쪼이는 것 같다’, ‘무거운 것으로 눌리는 것 같다’, ‘답답하다’, ‘터질 것 같다’ 등이다. 가슴 통증이 발생할 때 좌측 팔, 목, 턱 또는 등으로 통증이 퍼져 나갈 수 있는데, 이는 협심증일 때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통증 패턴으로 이를 방사통이라 한다. 하지만 20~30%에서는 이러한 전형적 흉통 없이 속쓰림, 구역질, 복통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 완전 폐색으로 인해 심장으로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 심장 근육이 죽는 병이다. 운동 시 주로 흉통이 발생하는 협심증과 달리 안정 시에도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통증이 한 시간 이상 지속해 응급실을 통해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광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으로 인한 흉통은 응급진료 및 처치가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급사 위험이 높고, 막힌 혈관을 빨리 뚫어주지 않을 경우 심장 근육이 영구적으로 손상된 채로 후유증이 남는 무서운 질환”이라며 “심근경색증이 의심될 경우 적어도 12시간 이내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협심증 치료는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선택된다. 병의 정도가 경미하면 약물치료로도 가능하고, 약물로 증상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관상동맥 중재시술이나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관상동맥 중재시술은 관상동맥 조영술에서 발견된 협착부위에 혈관성형풍선을 넣어 팽창시켜 좁아진 부분을 넓혀주고 재협착 방지를 위한 스텐트를 삽입해 영구적으로 혈관을 확장시켜주는 치료법이다.
현재는 약물치료만으로 증상, 질병 개선이 어려운 중증 협심증 환자에서 효과적으로 시행하는 일차 표준 치료법이다. 협착이 너무 심하거나 병변이 다발성이고 매우 긴 경우에는 관상동맥 중재시술 같은 혈관성형술이 어려울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대안적인 치료방법으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관상동맥 우회로술은 자신의 다른 혈관이나 인공혈관을 이용해 협착 부위 아래쪽으로 연결하는 치료법이며, 효과는 관상동맥 중재시술과 비슷하며 재발률이 비교적 낮다.
김광실 교수는 “시술 혹은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고 병의 진행을 예방하기 위해 혈압 관리, 당뇨병 관리, 금연,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 개선을 위한 생활습관 관리와 약물치료 등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