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와 이메일, 파일 공유, 화상 회의, 전자결재 등 원격근무에 필요한 기능을 하나로 합친 ‘협업 툴’ 시장에서 카카오와 네이버 등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는 토스랩의 김대현 대표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지난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랩은 메신저와 문서관리 기능 등 업무 협업 툴 ‘잔디’를 운영한다. 해당 서비스는 티머니 해외사업 부문 대표와 티몬 로컬사업부 기획실장을 지내며 조직문화를 두루 경험한 김 대표가 ‘하루에 절반 정도의 시간을 업무에 쏟는데 정작 이 영역에서의 혁신은 왜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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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투자금 270억원. 토스랩이 출범한 이후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퀄컴벤처스, 홍콩 인에센트캐피탈어드바이저스 등 국내외 유수 VC들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이다. 이는 국내 협업 툴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 규모 가운데 가장 큰 액수이기도 하다.
VC들은 토스랩이 한국 특성에 맞는 협업 툴을 선보였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대현 대표는 “2012년부터 줌(zoom)과 슬랙(slack) 등이 이미 온라인 협업 솔루션을 선보이면서 해외시장을 장악해왔다”며 “아쉽게도 해외 솔루션들은 우리나라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친숙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가 한국 특성에 맞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에 몰두한 이유다.
김 대표는 크게 협업 툴의 기능과 사용성(사용자경험), 사업 모델(BM), 고객 지원 등 네 가지 부문에 공을 들였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페이스북 메신저보다는 카카오톡을, 구글 검색엔진보다는 네이버를 더 친근하게 생각한다”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채팅과 파일 전송 등 협업 툴의 사용성을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그가 그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고객 지원이다. 김 대표는 “해외 서비스를 활용하는 국내 기업 고객들이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고객 지원”이라며 “지역적 거리 때문에 문의사항이 생겨도 응답을 받기까지 시간이 반나절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이 협업 툴을 도입하는 이유는 의사결정의 속도와 질을 높여 생산성을 끌어 올리기 위함”이라며 “이를 위해 1대 1 라이브 톡과 유선 상담 등 실시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토스랩은 국내외 30만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국내 기업 중 잔디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한샘과 CJ그룹, LG CNS, 넥센타이어, 한양건설, 무신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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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협업 툴 시장은 2019년 124억달러에서 2020년 256억달러 수준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다만 위드 코로나 시대가 다가오면서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예컨대 코로나19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화상회의 솔루션 업체 ‘줌’은 사무실 출근이 서서히 재개되자 하반기 매출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주가가 폭락했다. 김대현 대표는 이에 대해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은 협업 툴의 안정성과 필요성, 효율성을 경험했고, 온라인 협업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화상회의 자체는 줄어들 수 있겠지만, 온라인 협업 자체는 줄어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랩은 포스트 코로나 전략도 준비 중이다. 우선은 고객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서비스 기능 고도화에 주력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애초 잔디를 주로 활용하던 곳은 중소중견 기업이었지만, 최근에는 대기업 그룹사 고객의 머릿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는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감당하기 위해 관리자 기능 등을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추세를 이어가 아시아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안으로 후속 투자도 유치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협업과 소통이 아니더라도 기업에는 아직도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는 업무가 많다”며 “토스랩은 장기적으로 협업 툴 시장뿐 아니라 총무와 인사관리 등 다른 분야에서도 기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실현하기 위한 투자금을 내년 상반기쯤 유치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