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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증상이 있는 많은 산모들이 매우 당황하고, 유산에 대한 두려움으로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는 것을 보아왔다. 개인적으로 ’절박유산’이라는 진단명 자체도 한 몫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지만, 공식진단명이라 순화된 표현으로 바꿔 부르기는 힘들다.
비록 약 25%의 산모가 임신 초기에 며칠에서 몇 주까지 지속되는 자궁출혈을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지만, 산모들의 두려움에는 근거가 있다. 절박유산이 실제 유산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이후의 임신기간 동안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조기양막파열, 저 체중아, 주산기 사망 등)의 발생확률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가장 높은 빈도의 위험은 역시 조산이다. 절박유산은 출혈과 더불어 생리통과 유사한 복통, 골반통을 흔히 동반하는데, 여타 다른 증상보다도 출혈 양 증가가 유산 가능성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자궁출혈로 황급히 응급실을 방문했을 때는 초음파를 비롯한 각종 검사를 시행하여 원인을 파악하고 진단한다. 절박유산으로 진단되었다면, 의료진은 당분간 지켜보자는 말을 하는데, 산모와 보호자는 여전히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절박유산에 대해서는 경과관찰이 원칙이고 흔히 침상 안정이 권고되지만 결과, 즉, 임신 유지 유무와는 관계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응급실에서 맞은 ‘유산방지제 주사’는 무엇인가? 라고 산모는 궁금증을 가질 수 있다. 유산방지제 주사는 주사제, 경구, 질좌제의 형태로 투여 가능한 프로게스테론이다. 프로게스테론은 말 그대로 임신을 위한 호르몬이고 자연 생성된다. 이 호르몬의 투여가 임신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란의 소재가 되어왔으나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임신의 일삼분기(14주 미만)에서 자궁출혈이 있었다면, 다음 임신에서도 유사한 출혈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전 임신이 유지되어 무사히 출산한 환자는 동일해 보이는 증상으로 생각하고 진료를 미룰 수 있지만, 자궁 외 임신, 다른 형태의 유산, 자궁경부병변 등을 감별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