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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정을 통해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자산에 대한 유동화가 이뤄질 경우 온라인 등 새롭게 힘을 주고 있는 사업에 대한 투자까지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강남점뿐만 아니라 다른 점포에 대한 유동화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보다 적극적인 자산가치 창출로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투자에 나서기 위해서다.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이 7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하고, 할인점 역시 3.4% 성장에 그칠 정도로 주요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자산 가치가 올라가던 부동산 호황기도 지났다. 시대가 바뀐 만큼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과거 점포를 매각한 후 다시 임차해 운영하는 세일즈 앤 리스백(Sales&Leaseback) 형태로 현금 유동화에 나섰던 것과 달리, 롯데백화점 강남점과 같은 리츠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리츠란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운영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결산 시마다 주주들에게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므로 주주들에게 높은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투자기구로 꼽힌다.
지분형태로 관여할 수 있는 만큼 완전히 매각 후 다시 임대하는 것보다 부담이 적은 방식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향후 정부로부터 롯데리츠에 대한 영업인가를 받게 되면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롯데리츠에 4200억원 규모에 현물출자하면서 주식을 받는다. 롯데리츠는 상장 과정에서 강남점을 비롯해 추가로 편입한 여러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차입을 하고, 신주발행으로 투자자도 모집하게 된다.
롯데쇼핑은 출자한 자금에 맞는 주식을 확보해 일정 배당을 받게 된다. 대주주로서 지위도 확보할 수 있다. 롯데쇼핑이라는 믿을만한 대주주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 역시 배당수익률의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주식을 처분하면 현금화도 가능하다.
이렇게 마련된 자금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본업’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온라인과 같은 신사업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과거 경쟁사인 이마트 역시 코스트코의 지분과 임대 부동산을 모두 코스트코에 넘기면서 미래 성장을 위해 투자할 재원을 확보한 바 있다. 형태는 전혀 다르지만, 자산을 유동화해 미래 사업에 투자한다는 큰 방향은 동일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리츠를 국내시장에서 대표 리테일 리츠로 키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리츠 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리츠의 운영을 맡은 롯데AMC는 지난 3월 26일 국토교통부의 본인가를 얻어 설립됐으며 지난 4월 9일 국토교통부에 롯데리츠에 대한 영업인가를 신청했다. 그동안 기간을 한정해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왔던 ‘기간한정형 사모리츠’가 대부분이었지만, 롯데리츠는 기간을 정하지 않고 참여 폭이 넓은 ‘영속형 공모상장리츠’를 시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