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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신한은행이 ‘젊고 민첩한’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조직을 위해 과감한 실험을 시작했다. 진옥동(사진) 신한은행장의 ‘돈키호테식’ 인사 혁신과 경영 철학이 본격 ‘돛’을 올린 것이다.
12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ICT그룹 내 5급(대리) 이하 직원 수가 2017년 말 66명에서 현재(4월 말 기준) 124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면서 그룹내 행원급 직원 비율도 30%를 넘어섰다. 2017년까지 18% 수준을 유지하던 것에 비춰보면 최근 1년여 사이 대폭 증가한 셈이다.
그 이유는 신한은행이 디지털금융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7년 하반기부터 ‘분야별 채용’ 방식을 도입하고 IT분야 인재들을 별도로 적극 채용해 실무부서에 전진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부터 디지털·ICT 분야 인력 채용방식을 ‘연중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고 필요 직무별 우수 인재를 적기에 채용할 수 있는 ‘디지털·ICT 신한인 채용위크’를 신설하기로 했다. 실무형 인재 확보를 위해 ‘코딩 테스트’도 도입하는 한편 관련 직무경험을 보유한 경력직(사회초년생 포함)부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예정자까지 폭넓게 채용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진옥동 행장의 ‘젊은 신한은행’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와 과감한 주문이 바탕이 됐다.
진 행장은 지난 3월 취임 때부터 줄곧 “디지털·ICT 개발 인력을 유목민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과거 상경계 위주 채용에서 벗어나 IT 인력을 중심으로 채용하면서 IT 인재를 영업 현장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 진정한 ‘애자일(Agile·민첩한)’ 경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돈키호테식’ 발상의 전환과 계속되는 ‘뚱딴지’ 같은 주문을 통해 조직에 자극을 주고 궁극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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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행장이 이끄는 ICT그룹은 기존 10여명으로 이뤄진 팀 체제에서 최근 6명 내외 소규모 ‘유닛’ 중심으로 재편했다. 특히 그룹 내 디지털개발부는 직원 74명 중 절반(37명)을 행원급으로 채웠다. 조직을 세분화·전문화해 최근 금융권 트렌드인 모바일뱅킹 및 지급결제 서비스 등 개발 과정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고 ‘젊은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하기 위함이다. 이곳 직원들은 은행원 전통 복장인 넥타이와 셔츠를 벗어던지고 자율복을 입고서 매일 오후 부서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톡톡타임’을 가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변화와 애자일 기반 업무처리 방식으로 프로세스에 대한 집중력을 높여 프로젝트 완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평균 20%가량 단축시켰다”며 “최적화된 업무환경과 일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