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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의 진화]⑤`제2 광화문시대` 세종 "대관·규제대응 종합서비스"

송승현 기자I 2019.05.07 06:09:00

김두식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인터뷰
소송분야 최고 전문성…WTO 소송에 국제분쟁팀도 활약
"대관업무·규제대응 관련 종합적 서비스 제공하겠다"
"원펌 강조…구성원들의 행복 돌아보는 로펌 돼야"

김두식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는 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제2 광화문 시대에 대해 “단지 지리적 위치의 회귀만을 의미하지는 않고 이는 세종이 재도약하는 도전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다시 한번 세종의 기틀을 다잡아 도약을 이끌고 다음 세대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사진=노진환 기자)


[대담=이데일리 이정훈 사회부장·정리=송승현 기자] 격세지감(隔世之感). 사법연수원을 막 수료하고 법무법인 세종의 창업 멤버 가운데 한 명으로 뛰어들었던 김두식(62·사법연수원 12기) 대표변호사가 최근 절실하게 느끼는 감정이다.

전통적인 서울 중심가였던 세종로에서 출발한 세종은 지난 1983년 창업 당시 김 대표를 포함해 불과 4명으로 시작했지만 37년이 지난 현재 구성원 수만 100배 이상 성장했다. 지금은 변호사 수로는 5대 로펌 가운데 김앤장법률사무소(700여명), 광장(470여명), 태평양(420여명)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7년에 걸쳐 이미 세종의 경영대표변호사를 지낸 바 있는 김 대표는 지난 3월부터 다시 세종의 대표변호사 자리에 올랐다. 취임 배경에는 구성원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컸다. 그의 복귀는 상징하는 바가 크다. 세종은 1986년 인원 증가 등을 이유로 사무소를 신문로로 옮긴 후 서대문, 명동 등을 거쳐 지난 2월 광화문 디타워로 복귀했다. 새롭게 출발하는 `제2의 광화문 시대`를 김 대표가 앞장서 열어야 하는 셈이다.

그만큼 김 대표의 감회도 남다르다. 김 대표는 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제2 광화문 시대에 대해 “단지 지리적 위치의 회귀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은 뒷 “이는 세종이 재도약하는 도전의 시작을 의미하는 만큼 (대표변호사로서) 다시 한번 세종의 기틀을 다잡아 도약을 이끌고 다음 세대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소송분야 경쟁력 ‘검증’…잇딴 WTO 사건 승소, 국제분쟁팀 활약

소송분야에서 세종의 경쟁력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세종은 아시아 유력 법률 전문매체인 아시안리걸비즈니스(ALB)에서 `2018 올해의 송무분야 최고 로펌`으로 선정되는 등 소송분야는 국내 로펌 중 일인자로 평가받는다. 높은 승소율을 기록하다 보니 자연스레 의미있는 판례를 이끌냈다. 세종은 지난 1월17일 지상파 방송을 재송신한 케이블TV사업자(SO)들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상파방송사를 대리해 승소 판결을 이끌어 냈다. 2008년부터 지속돼 온 SO들의 지상파방송 무단 재송신은 한 차례 법원에서 제동을 겪었지만, 이후에도 일부 SO들은 지상파방송 무단 재송신행위를 계속했다. 이 사건은 재송신제도 자체에 관한 전체 지상파방송사와 전체 SO들의 분쟁처럼 격화됐다.

하지만 세종이 최종 승소를 이끌어내면서 분쟁은 일단락됐다. 법조계에서는 그동안 지상파방송 재송신과 관련한 분쟁에서 문제가 됐던 쟁점들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이밖에도 세종의 국제분쟁팀은 최근들어 국내 로펌 중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국내 로펌 중 유일하게 세계무역기구(WTO) 법률자문센터의 ‘외부 변호사’로 선정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대표적으로 2018년 미국 상무부의 한국산 유정용강관 반덤핑조치 관련 WTO 제소 사건을 꼽을 수 있다. 세종은 이 사건에서 한국 정부를 대리해 승소를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최근에는 일본산 공기압 밸브에 대해 한국이 반덤핑관세를 부과하자 일본이 WTO에 제소한 사건에서도 승소를 이끌어낸 저력도 있다. 이같은 국제분쟁팀의 눈부신 활약에는 김 대표의 전문성이 한몫한다. 그는 다수의 통상협상 과정에 자문했고 여러 차례 WTO 분쟁에서 승소한 경험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국제분쟁팀의 승승장구에 대해 “전문성에 기초한 40여개 전문팀의 유기적 협업에 있다”며 “전문성과 팀플레이가 세종의 가장 큰 강점이다”고 평가했다.

◇법률시장 화두, 대관업무와 규제 대응 능력…“종합적 서비스 제공”

이미 국내 로펌 중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지만 제2 광화문 시대의 출발을 맡은 김 대표는 새로운 법률시장 먹거리 창출에도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대표가 꼽은 것이 대관업무와 규제대응이다. 2016년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는 대기업들의 대관 업무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이나 대정부, 대국회 업무를 해온 대관 조직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자 기업들은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대관 조직을 없애거나 축소했다. 대표적으로 삼성은 국정농단 사건 후 정보 업무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대관업무는 이제 계열사가 직접 사안별로 챙기고 로펌이 이를 돕는 식으로 재편됐다. 김 대표는 이런 사회 변화가 오히려 로펌에는 기회라고 진단했다. 세종도 대관업무 강화를 위해 전직 관료 출신들을 고문으로 영입해 관련 부서를 강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제는 관료 출신이라고 해서 설득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 사안에 맞는 적확한 정보를 제출을 필요로 한다”며 “변호사들과 전직 관료들이 한 팀이 돼서 정부부처에 법적 지식이 결합된 규제 프로세스를 설명해야만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정부 기업정책이 성장에서 분배로 전환하는데도 주목했다. 그는 “정책 패러다임이 이젠 성장에서 분배로 바뀌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규제에 대응하고 제도 변화에 신속히 적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기업정책 기조 변화는 로펌 입장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기업이 사업 확장을 위해 규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로펌 업무 역시 규제 솔류션을 어떻게 제공할지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세종은 기업 규제와 관련한 종합법률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근 규제그룹을 신설했다. 김 대표는 “이제는 예전처럼 어느 분야를 잘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규제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규제에 대한 총체적 대응이 중요해졌다”며 “전문성에 기초한 그룹들을 다수 만들고 있어 관련 그룹들 간 협업을 강조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세종은 ’One-Firm‘ 구성원이 행복한 로펌 돼야”

세종의 의사결정은 빠르지 않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로펌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토론을 거치는 민주적 경영문화를 갖추고 있다. 타 로펌과 달리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파트너 변호사의 수가 많은 편이다. 그만큼 의사 결정 과정에서 많은 수의 구성원들의 의견이 담긴다.

이번 김 대표의 복귀에도 이런 조직의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 세종의 시작을 이끌어 온 김 대표가 제2 광화문 시대를 맞이하면서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구성원들의 주인의식이다.

김 대표는 “구성원 하나 하나가 모두 로펌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일단 방향이 결정되면 추진력이 강할 수 밖에 없다”며 “세종이 나아가야 할 목표와 발전전략에 대한 구성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서로 단합해야 한다. 이를 통해 ‘One-Firm’을 이뤄 세종을 국내 최고의 로펌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One-Firm을 위해서라도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자존감과 행복감도 돌아보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두식 대표변호사는 “세종이 나아가야 할 목표와 발전전략에 대한 구성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서로 단합해야 한다. 이를 통해 ’ One-Firm‘을 이뤄 세종을 국내 최고의 로펌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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