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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대상 ‘19금, B급 과학 공연’이 열렸다. 지난 11일 서울 홍제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성인 대상 생중계 과학 공연(SCIENCE NIGHT LIVE, 이하 SNL) 얘기다. 한국과학창의재단 ‘2015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와 연계해 개최된 이번 공연은 아프리카TV를 통해 생중계됐다.
기존 과학소통의 주 타깃 계층인 아동·청소년에서 벗어나 과학문화에 소외돼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과학 소통에 관심 있는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했는데 300여석이 만석이었다.
이번 공연은 19금 성적 호기심이 과학적 호기심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식욕, 수면욕, 성욕 등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지점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과학이라는 것이다.
“콘돔 표면의 이물질이 바로 글리세린입니다. 이중 가장 유명한 것은 ‘에스트로글라이드’인데 미국 나사(NASA)의 엔지니어가 만들었습니다. 당초 미국 우주왕복선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마찰을 최소화하기위해 만든 물질인데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에 착안해 성인용품으로 재탄생한 겁니다.”
‘중앙발전연구소’라는 이름마저 의미심장한 이 코너에서는 콘돔에 관한 고찰을 실험 과정을 통해 보여준다. 크기와 강도는 물론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실험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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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어 ‘tanχ’ 그래프를 보면서 소위 ‘꿀바디’를 연상한다. 그래프를 보며 허리에서 엉덩이를 거쳐 내려가는 매끈한 곡선을 떠올리는 식이다.
삼각함수의 ‘코코싸싸’ 공식에서 속옷을 연상하면서 한때 고등학교 교육 과정이었다가 너무 선정적이라 제외됐다고 부연하기도 한다.
특히 모든 공연이 관객 참여형으로 진행돼 몰입도를 높였다.
‘게임의 법칙’에서는 카지노를 못 이기는 이유, 타짜의 기술 등 심리학과 연결 지어 게임의 법칙을 설명하고, ‘더마시언스 게임’에서는 화성의 다양한 특성을 생존 게임을 통해 체감할수 있도록 했다.
신지원(서울 봉천동, 26세)씨는 SNL 공연에 대해 “작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공연을 찾았다”며 “과학과 19금 공연이 연결된다는게 신기하고 재밌다”고 말했다.
공연을 기획한 김재혁 창의재단 연구원은 “과학에서도 성인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SNL공연은 실제 현장에서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만든 것으로 과학자들이 실험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기존 과학의 주 타깃층은 초등학생이라며, 전체 관람가 공연을 엄마와 아이가 같이 관람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성인이 즐길 수 있는 과학문화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과학이 딱딱하고 어렵다는 인식을 바꾸고 과학대중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가 필요하다”면서 “과학을 전공한 사람들의 진로가 과학자, 연구원, 교수 등도 있지만 ‘과학소통 전문가’의 길도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연을 관람한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는 “‘과학의 대중화’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공연이다. 과학이 멀리있지 않고 일반 대중과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며 “향후 어린이, 여성 등 다양하고 특화된 과학문화가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2014년 및 2015년 페임래버(Famelaber)로 위촉된 과학 커뮤니케이터들과 재단의 과학소통 전문가들이 직접 기획하고 구성했다. 페임래버는 지속가능한 과학소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과학 커뮤니케이터 선발대회 ‘페임랩 코리아’ 결선대회 진출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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