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크레딧]대한항공 등급전망 하향의 이면

경계영 기자I 2013.07.22 06:00:00

2011년말부터 부채비율 급상승..마일리지에 비행기 도입
지주사 전환도 부채비율 상승 요인..등급전망 하향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대한항공의 날개가 꺾일 위기에 놓였다. 가뜩이나 증가 일로에 있던 부채 부담에 그룹 지배구조 재편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마저 부담이 돼고 있다.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 발행도 신용등급 전망 하향은 막지 못했다.

2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이달초 대한항공(003490)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한국기업평가가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항공업의 특성상 부채비율은 다른 산업보다 높다. 항공기를 일단 들여 온 뒤 여객과 화물 운송 영업을 해가면서 도입 비용을 점차 만회해 가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최근 부채비율 상승세는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매우 가팔랐다.

지난 2010년 말 현재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510.6%, 아시아나는 584.6%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 2011년 대한항공 708.6%, 아시아나 567.3%로 역전됐고, 올 1분기 말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00%에 육박한 반면, 아시아나는 여전히 500%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대한항공의 급격한 부채비율 상승은 회계적 요인과 사업적 요인이 혼재된 측면이 크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1년 결산시 IFRS(국제회계기준)을 도입했는데 이 때 부채비율이 200%포인트 치솟았다.종전 회계기준(K-GAAP)에서는 30% 정도는 부채로, 70% 정도는 자기자본으로 인식했던 마일리지가 전부 부채로 계상된 탓이다.

대한항공은 또 지난 2011년 대당 4400억원에 이르는 A380 항공기 5대를 도입하면서 2조6000억원을 차입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를 운용하면서 금융리스 방식을 쓰고 있는데 이는 회사가 실제 구입한 것과 마찬가지로 부채로 재무상태에 반영된다. 실적이 악화된 탓에 상당 부분이 부채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했다.

대한항공은 올들어 지난 1분기 123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2분기에도 영업적자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요인이 신용평가회사들이 앞으로 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한 요인의 전부가 아니다.

신용평가회사들이 등급 전망을 낮춘 시점은 대략 대한항공이 지배구조 재편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한진칼로의 분할 작업이 마무리되던 때이다. 대한항공의 분할신고서를 읽어보면 대한항공은 분할 뒤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말 1034.76%(별도기준 1124.54%)로 치솟는다. 한진칼이 향후 지주회사로 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한진칼에 자본 4689억원, 부채 2878억원 등을 이전한다. 대한항공이 부채를 더 떠안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달 28일 회계기준상 전액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2100억원 발행했지만 등급 전망 하향을 막지 못했다. 안영복 나이스신평 기업평가3실장은 “대한항공의 1분기 말 부채는 20조5000억원 규모로 영구채 발행에도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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