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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한화 회사채 발행도 힘드네

김보경 기자I 2013.05.06 06:00:00

회사측 제시 금리에 기관투자가 관심 ''제로''
GS칼텍스 결국 금리 높이고, 한화는 증권사가 떠안아
GS건설 사태·오너 공백 장기화 그룹 악재 영향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GS칼텍스와 ㈜한화가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체면을 구겼다. 그룹 평판이 악화된 상황에서 너무 낮은 금리를 제시, 기관투자가들에게서 외면을 받았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GS(078930)칼텍스는 오는 8일 3000억원(7년물 1000억원, 10년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9일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 측이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 내에 투자를 희망한 기관투자가가 한 곳도 없었다. 결국 지난 2일 공모금리를 높여 청약을 받기로 결정했다.

GS칼텍스가 수요예측에서 제시했던 희망금리 밴드는 7년물은 ‘5년물 국고채 수익률 +0.26~0.36%포인트’, 10년물은 ‘10년물 국고채 수익률 + 0.26~36%포인트’였다. 수요예측에서 7년물은 1600억원, 10년물은 1000억원이 수요예측에 참여했지만, GS칼텍스가 제시한 금리구간에 들어온 물량은 ‘0원’ 이었다.

결국 GS칼텍스는 7년물의 경우 제시했던 금리 상단을 0.04%포인트 높이고, 10년물은 0.02%포인트 높이기로 결정했다.

GS칼텍스 회사채 시장에서 ‘굴욕’을 당한 건 GS건설의 실적부진 쇼크로 그룹 평판이 악화된 상황이었던 데다 경쟁사인 SK에너지와 회사채 발행시기가 겹쳐 금리가 비교됐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같은 시기 수요예측(2000억원)를 실시한 SK에너지의 경우 희망금리 상단이 GS칼텍스보다 0.04%포인트 높았고, 주문이 넘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한화도 오너공백과 주력사업인 태양광 사업에 대한 우려로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에서 참패를 맛봤다.

㈜한화는 지난 3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3년물)를 발행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5일 회사채 발행에 대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단 한 곳의 기관투자가도 참여하지 않는 수모를 겪었다. 결국 이번 회사채는 신한금융투자, 한국산업은행,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인수단이 전량 떠안아야했다.

한화가 회사채 흥행에 실패한 원인도 김승연 그룹 회장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 된 가운데 시장 기대보다 너무 낮은 금리를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김 회장은 지난 15일 치뤄진 항소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았다.

태양광 사업에 대한 우려도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은 이유로 꼽히고 있다. 태양광 산업의 업황 부진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태양광 투자에 손을 뗀 가운데 한화는 그룹 주도로 한화케미칼을 통해 태양광 사업 투자를 지속해오고 있다. 하지만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112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실적 우려가 커졌다. 게다가 김 회장의 재판이 장기화되면서 태양광 사업 관련 후속 투자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가 수요예측시 제시했던 공모 희망금리는 ‘3년물 국고채 수익률+0.53~0.63%포인트’였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금리로 환산했을 때 금리 상단이 3.19%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한화의 개별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평균금리)보다 낮았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이 없었기 때문에 인수단이 결국 공모 희망금리 상단으로 결정해 인수하기로 했고, 지난 2일 기준금리가 더 떨어지면서 결국 3.07%의 금리로 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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