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무료통화가 통신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통신사들은 서비스를 차단하고 통신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4일 국내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음성통화 서비스 ‘보이스톡’의 테스트를 시작했다. 테스트 참여 인원 제한도, 자격 제한도 없어 사실상 카카오톡 사용자 전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출시한 셈이다. 5일부터는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에게도 서비스가 제공됐다.
예상했던 대로 통신사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통신사들은 보이스톡처럼 음성전화를 대체할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가 확산되면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통신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또 정부 차원에서 m-VoIP를 막는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자메시지 매출 감소에 이어 주요 수익원인 음성통화 매출까지 줄어들 판이니 통신사들의 이같은 대응을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통신사들이 눈앞의 이익 때문에 미래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쇠락의 길을 걸었던 기업들은 많다. 90년대 초반까지 사람들에게 온라인 공간은 PC통신이 전부였다. 천리안, 나우누리 등은 PC통신 시대의 절대강자였다.
그러나 이들은 인터넷이라는 패러다임 변화를 읽지 못하고 기존 서비스만을 고집하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천리안이나 나우누리가 인터넷 시대를 미리 준비했다면 지금의 네이버 자리를 차지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음성통화 수입을 지키기 위해 당장 카카오톡 무료통화를 차단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도입과 무료 문자메시지, 무료 통화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언제까지 서비스 차단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
통신사들도 이미 2년 전 아이폰 도입으로 스마트폰이 확산되기 시작할 때부터 이같은 변화를 예상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에도 적극성을 보였다. 비(非)통신부문을 강화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다.
이번 기회에 차라리 카카오톡의 무료 음성통화를 허용하는 편이 낫다. 무료통화 서비스를 막기 위해 정부와 언론을 설득하고 사용자 반발을 무마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은 낭비다.
대신 m-VoIP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품질로 경쟁하거나 신 사업을 발굴하는 데 그 힘을 쏟는 게 맞다. 이를 바탕으로 통신사들은 무료 문자메시지, 무료 통화 다음에 일어날 변화에서 앞서 갈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