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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구조조정 초읽기..정중동(靜中動)

송이라 기자I 2012.04.25 09:00:00

일반 저축은행들 '고요'..대형사들 예금금리 인상 등 치열한 '신경전'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일부 저축은행에선 오히려 예금 규모가 늘어나는 등 겉으로만 보면 예금자들의 동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구조조정의 학습효과로 대부분의 예금자들이 5000만원 이하 예금은 안전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보면 일부 대형사에선 예금이 빠져나가고 있고 이에 대응해 예금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어 구조조정을 앞둔 저축은행 업계는 물밑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적기시정조치를 유예받은 4개 저축은행과 일부 계열사에 대해 지난주 현장점검 결과를 사전통보했다. 사전통지를 받은 저축은행들은 15일 이내에 경영평가위원회에 자구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만일 이 계획이 받아들여지면 금융위는 향후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제공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영업정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5월 초 일부 저축은행 위주로 영업정지가 내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듯 저축은행업계에선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지만 일부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3월 들어 예금이 늘거나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 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1월 예수금이 2조3242억원에서 2월 2조3260억, 3월 2조4132억원으로 1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B 저축은행도 1월 예수금 1조8131억원에서 2월 1조8132억원, 3월 1조8157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다.
 
A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예금자들은 이미 원리금 합쳐 5000만원까지는 보호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대부분의 예금액이 5000만원 이하이기 때문에 구조조정 얘기가 나와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이 저축은행의 5000만원 초과 예금은 2010년 말 4800억원에서 지난 3월말 1200억원으로 4분의 1로 급감했다.
 
반면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규모는 미미하지만 예금이 빠지고 있다. C저축은행의 경우 2월 예수금은 4조5132억원에서 3월 4조4571억원으로 560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3월 들어 예금이 감소하긴 했지만 이는 전체 예금 규모의 1%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3월 중 예금금리를 인하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사들은 예금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 D 저축은행은 지난 23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4.5%에서 연 4.7%로 0.2%포인트, E 저축은행도 지난달 말 연 4.6%에서 연 4.7%로 0.1%포인트 각각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건 그만큼 자금유입이 절실하다는 의미"라며 "대형사들이 이번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영업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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