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은 이제 옛말이 돼 버렸고, 이제 어떤 부모를 두느냐가 자신의 계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지적이다.
스웨덴대학교 마르쿠스 잔티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소득수준 하위 20%(5분의 1)에 속하는 가정의 자녀가 성년이 돼서도 여전히 같은 수준에 머무는 비율은 42%로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계층 간 이동이 적은 전통을 가진 유럽의 덴마크(25%)와 영국(30%)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또 하위 5분의 1 가정 출신의 미국인이 성인이 돼 상위 5분의 1로 진입한 비율은 덴마크와 영국은 각각 14%, 12%인데 반해 미국은 8%에 불과했다.
퓨리서치 조사 결과도 계층간 이동 정체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상위 20%(5분의 1) 가정에서 태어난 미국인이 성인이 돼서도 상위 40%(5분의 2)에 머무는 비율은 62%나 된다. 하위 5분의 1가정 출신 미국인 중 65%도 성인이 돼서도 하위 5분의 2계층에 머무는 것으로 드러났다.
NYT는 유럽과 미국의 문화가 달라 두 지역을 동등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감안해 캐나다와 미국을 비교한 사례로 소개했다.
오타와대학의 마일스 코라크 교수의 논문을 보면 소득 하위 10%(10분의 1) 가정의 아이가 성년이 되어서도 같은 수준에 있는 비율은 캐나다(16%)보다 미국(22%)이 높았다. 상위 10% 가정의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같은 단계에 머무는 비율 역시 미국(22%)이 캐나다(18%)를 웃돌았다.
이처럼 미국에서 신분상승이 어려워진 것은 빈부격차가 심화된데다 성공을 위한 교육의 기회가 부에 따라 불평등하게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셀 세이지 재단의 에릭 워너 이사장은 "부자 집안일수록 자신 아이들의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성공에 이르는 교육의 기회를 더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보수층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미국의 현재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고 여전히 많은 외국인이 성공을 바라고 미국을 향하고 있다"며 아메리칸 드림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기회 국가` 프로젝트에 관여했던 존 브리질랜드 전 백악관 비서관은 "미국 계층이동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며 "공화당이 이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