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1년 12월 23일자 3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정병준 기자] 한때 부(富)의 상징이었던 수입차가 친숙한 존재가 되고 있다. 여전히 집 한 채 값을 훌쩍 넘는 고가의 차들이 많지만 보다 다양한 차량과 브랜드의 진출로 국내 수입차 시장이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판매된 수입차는 총 9만7158대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18.1%나 늘었다. 연간판매 5만3390대를 기록했던 지난 2007년과 비교하면 4년 사이 두 배가량 판매가 증가한 셈이다.
내년 전 세계 경기가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업계는 한·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등 긍정적 요소가 많은 국내 수입차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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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내 수입차 판매가 성장곡선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각 업체들이 다양한 차종을 통해 보다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했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 실제 최근 수입차 전시장에는 대형 세단이 즐비했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차들이 전시돼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배기량별 구매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2000cc 이상 3000cc 미만` 차량의 판매가 전체 수입차 판매 중 41.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2000cc 미만`차량의 판매가 42.3%로 가장 많았다. 특히 내년에는 시트로앵, 피아트 등 해외 소형차 브랜드의 진출도 예정돼 있어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차량을 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차종의 등장으로 인한 수입차의 가격하락도 수입차 판매 증가의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닛산 큐브, 혼다 CR-V 등 국산차보다 가격이 저렴한 수입 신차들이 속속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수입차 업체들의 맹공은 장기간 현대·기아차의 독점체제를 유지해온 국내 시장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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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국내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도 뒤늦게 디젤차 기술개발에 나서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