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회사 중에서도 특히 자동차회사, 다소 과장된 표현을 빌리자면 `기름 냄새 풀풀 풍기는` 회사에서 이같은 행사를 마련하자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한국GM이 업계 최초라고 강조할 정도로 남성 중심적인 자동차업계에서 이같은 행사는 이례적이라 할 만 했다.
한국GM이 올해 쉐보레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하면서 공격적인 신차 출시와 함께 또 하나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여성인재 육성과 활용이다. `내일을 위한 오늘의 변화`를 주제로 처음 열린 여성 컨퍼런스도 이런 취지에서 마련됐다.
한국GM의 이같은 행사를 일회성 이벤트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한국GM 내부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국GM은 전체 사무직 직원의 21%에 해당하는 1347명에 대한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승진 직원중 19% 이상이 여직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전체 사무직 직원 가운데 여직원 비중도 지난 2002년 8% 수준에서 올해 14%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여직원은 3배 가까이 늘어나 현재 900여명의 여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황지나 한국GM 홍보담당 전무는 "최근 글로벌 GM 이사회의 30% 이상이 여성으로 구성되는 등 여성인력들이 활약하고 있다"며 "이같은 글로벌 GM의 분위기가 한국GM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여성 컨퍼런스에서도 신시아 브링클리 GM 글로벌 인사 부사장과 낸시 오웬스 GM 해외사업부문 인사 부사장 등 GM의 고위 여성임원들이 함께 해 한국GM의 여성인재 육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내보였다.
한국GM의 여성 임원들도 늘고 있다. 이경애 마케팅담당 전무는 지난해 상무 발령후 1년도 채 안돼 올해 전무로 깜짝 승진했다. 황 전무도 최근 외부에서 여성 홍보전문가로 영입됐다. 이외에도 경·소형차 개발, 법무,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임원(상무급 이상)들이 활약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자동차기업에서도 여성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여직원들이 동등한 기회 속에서 글로벌 여성 인재로 더욱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엔 직장 내 성평등 증진, 여성 인력 개발 및 채용 확대를 위해 여성위원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제품 기획, 개발, 마케팅 과정에도 여성의 세심한 감성을 반영토록 하고 있다.
한국GM 차량 구매고객의 20% 가량이 여성 고객이고 또 차량 구매과정에서 직장여성, 주부 등 여성들의 입김이 세진 만큼 여성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다. 여직원들이 차량을 시승하고, 외관, 인테리어, 주행 및 엔진 성능 등 제품을 평가해 향후 제품개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하고 마케팅에도 적극 나선다.
한국GM은 이처럼 다양한 경험과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여성 인재 육성으로 단순히 차를 많이 파는 회사가 아닌 건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