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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두산(000150)그룹 총수 일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비상장계열사 두산모터스와 동현엔지니어링이 합병을 완료했다. 동현엔지니어링은 두산그룹 계열 가운데 `일감 몰아주기`의 대표격인 회사였던 만큼 이번 합병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1일 두산그룹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모터스와 동현엔지니어링은 최근 합병등기를 완료하고 합병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두산모터스는 동현엔지니어링과의 합병비율(1대 8.455723주)에 근거해 동현엔지니어링 주주에게 총 84만5572주의 합병 신주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합병법인인 DFMS의 최대주주는 기존 동현엔지니어링 최대주주였던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21.76%)으로 변경됐다.
또한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14.5%),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14.5%), 박용만 두산 회장(7.74%) 등 옛 동현엔지니어링 주요주주였던 창업주 3세들도 합병법인 지분을 총 58.5% 보유하게 됐다.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10.88%),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7.25%) 등 기존 두산모터스 대주주였던 창업주 4세들의 지분은 41.5%로 낮아졌다.
자동차딜러사와 건물관리업체라는 이종(異種)업체 간 이뤄진 이번 합병이 관심을 끄는 것은 동현엔지니어링이 그룹 내에서 차지했던 위상 때문이다. 동현엔지니어링은 1986년 10월 설립된 건물관리업체로 박용곤 명예회장 등 창업주 3세들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던 곳이다. 특히 2005년 검찰이 이른바 `두산그룹 형제의 난`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위장계열사로 밝혀지면서 정식으로 계열로 편입됐다.
또한 2009년 말 기준으로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두산타워, (주)두산 등 그룹 계열사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이 전체(266억원, 2010년 5월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기준)의 74%를 차지할 만큼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곳이다. 이 때문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기업들의 비상장계열사 지원성거래 관행과 관련, 두산그룹 내 대표적 사례로 꼽혔던 곳이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계열사 매출 의존도는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외부 거래가 대부분인 자동차딜러사 두산모터스의 매출이 합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사간 합병 배경에는 동현엔지니어링에 대한 지원성거래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두 회사는 총수 일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곳이라는 점에서 두산그룹의 사업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며 "두산모터스의 매출과 섞어놓을 경우 동현엔지니어링에 대한 지원성거래 비판을 회피할 수 있다는 의도가 깔려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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