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르포]두산인프라코어 현장을 가다..`20과 6의 의미는`?

윤종성 기자I 2011.04.21 12:36:00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로 세계를 누빈다②
잔업에 주말 특근해도 주문량 못 맞춰..`3월부터 가동률 140%`
인천공장 올해 굴삭기 생산 7800대 목표..10% 생산량 늘려잡아
굴삭기 호황 5년 이상 지속 전망..두산인프라코어 `즐거운 비명`

[인천=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의 성장세가 무섭다. 최근 들어선 `2015년 건설기계 글로벌 톱3`라는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브라질 공장에 6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브라질 공장이 완공되면 한국과 중국(아시아), 벨기에(유럽), 브라질(남미)을 잇는 `글로벌 생산체계`를 갖추게 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굴삭기 사업의 현황과 전망을 집중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서울에서 외곽순환도로를 따라 한 시간여 달려 도착한 두산인프라코어(042670) 인천공장. 굴삭기와 휠로더 등 낯익은 중장비들이 늘어선 정문을 통과해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입구에 놓인 `화이트보드`가 눈에 들어온다. 보드에는 중형라인(14~30t급)과 대형라인(30~34t급)의 일(日) 생산량이 얇은 종이로 덧씌워져 있다. 마치 가격을 올린 식당 메뉴판 같다. 
 
호기심에 종이를 떼어보니 중형라인에 적혀 있는 20은 원래 17이었고, 대형라인의 6자리에는 4.5가 적혀 있다. 올 들어 중형라인과 중형라인의 1일 생산량을 각각 3대와 1.5대씩 늘렸다는 얘기다. 안병선 두산인프라코어 상무(인천생산 담당)는 "밀려드는 주문에 이달부터는 가동률을 140%까지 끌어올리는 등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고 있다"면서 "그래도 영업부서에서 요청하는 물량을 맞추기 힘들어 날마다 티격태격 한다"며 웃는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공장 굴삭기 생산라인 모습. 한 컨베어 라인에서는 최대 12대의 굴삭기를 제작할 수 있다




공장 안은 구조물을 만드는 제관라인에서 뿜어져 나오는 `쿵, 쾅`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최대 12대까지 제작이 가능하다는 컨베어 라인에는 직원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미완성 굴삭기`들이 빼곡하다. 550여명의 근로자들은 라인에 딱 달라붙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굴삭기의 상체와 하체를 나눠 조립하고 있다.  

용접 불꽃을 튀겨가며 노련하게 작업하는 용접공들의 손놀림도 인상적이다. 요란한 작업소리에 옆 사람과 짧은 대화조차 나누기 힘들지만, "작년에 비해 30% 이상 작업량이 늘었어도, 바빠서 좋다"고 말하는 한 직원의 목소리는 쩌렁쩌렁 울린다. 


◇ `잔업에 주말 특근까지`..가동률 140%지만 주문량 못맞춰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가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고마쯔, 히다찌 등 경쟁사들의 생산이 삐걱거리자, 두산인프라코어의 입지는 더 탄탄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밀려드는 주문에 인천공장은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린(Lean) 활동`과 함께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려 3월부터 한달에 700대 가량의 굴삭기를 찍어내고 있는 상황. 하지만 주문량을 맞추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안병선 상무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해 인천공장에서만 7800대의 굴삭기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이는 올해 잡은 목표치인 연 7000대보다 10% 이상 더 생산량을 늘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상무는 하지만 "아무리 생산량을 늘려도 계속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주문량이 많다"면서 "불과 2년 전 주문이 없어 공장을 반 밖에 못돌리고, 일이 없어 법적 공휴일을 모두 쓰게 했던 일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라고 덧붙였다.  
 
고혁 두산인프라코어 상무(전략담당)는 "올해 매출 목표를 매우 공격적으로 잡았는데, 놀랍게도 목표치대로 가고 있다"면서 "22t급 등 신기종 2종을 출시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한 결과 계획한 대로 순탄하게 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게차 사업부문을 떼어내고, 굴삭기와 휠로더 등 건설기계 부문을 회사의 주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구상한 것도 굴삭기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평이다. 
▲550여명의 근로자들은 라인에 딱 달라붙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굴삭기의 상체와 하체를 나눠 조립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장의 굴삭기 상부 조립 라인에서 유압 설비를 조립하는 모습 
 

◇ 포화상태 이른 인천공장..`군산공장 생산능력 높혀라` 

인천공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시선은 38~ 52t급 대형 굴삭기·휠로더를 전담 생산하는 군산공장으로 쏠리고 있다. 당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군산공장의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가 된 것. 지난해 완공된 군산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4000대 규모이지만, 아직 가동 초기 단계여서 현재 생산능력은 약 2000대 수준에 머물고 있는 탓이다. 
 
군산공장은 올 연말까지 군산공장의 생산능력을 4000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군산 신항과 서해안 고속도로에 인접해 있어 수출화물 선적이 용이한 군산공장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게 되면 인천공장과 함께 국내 양대 생산 거점으로 활약하게 된다. 
 
군산공장은 조만간 증설을 위한 검토 작업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군산공장의 경우 2014년 완공을 목표로 2단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당초 계획을 1년 가량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올해 안에 의사결정이 완료되면 2013년에는 군산 2공장이 완공된다.
 
회사 관계자는 "착공에서 준공까지 통상 2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했을 때 군산공장은 곧 증설 검토에 들어가, 올해 안에 의사결정을 완료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군산공장의 경우 지난해 완공됐지만, 이에 대한 의사결정은 2년 전인 2008년 이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550여명의 근로자들은 라인에 딱 달라붙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굴삭기의 상체와 하체를 나눠 조립하고 있다. 사진은 굴삭기 하부 조립 라인에서 구동 부분을 조립하는 모습 

◇"굴삭기 호황 5년 더 간다"..두산인프라코어의 `즐거운 비명`

두산인프라코어는 최소 5년 이상 굴삭기 시장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혁 상무는 "굴삭기 시장 성장률이 GDP 성장률과 연동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최소 2016년까지는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그 동안 10년을 주기로 7년간의 상승기와 3년간의 하향기를 반복했는데, 올해는 7년 상승기의 초입"이라고 말했다.     
  
세계 유수의 경제연구소들이 내놓는 불투명한 전망에도 두산인프라코어가 잇따라 생산역량 확충에 나서는 이유다. `2015년 글로벌 톱3 진입`이라는 비전을 내놓은 두산인프라코어는 경쟁사들이 잔뜩 움츠리고 있을 때,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파워 등을 내세워 `비전 달성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특히 중국과 신흥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반기에 완공되는 장쑤성 쑤저우의 연 9800대 규모의 소형굴삭기공장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공장을 추후 2단계 확장을 통해 1만2000대 규모의 대형 생산기지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브라질에는 브라질 상파울루주에 총 6000만 달러를 투자해 연산 1500대 규모의 굴삭기 공장을 건설하는데 이어 기존 판매 법인도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는 친환경 제품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그 동안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회사 매출의 절반 가량을 담당하게 된 건설기계부문의 경우 올해 중국과 신흥시장에서 또 한번 큰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특화된 제품과 차별화된 영업 전략으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글로벌 톱3`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두산인프라코어 `中 굴삭기 없어서 못판다`-우리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