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민간 섬유연구소 호엔슈타인의 스테판 미켈스 소장이 소개한 스마트섬유 기술이다.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섬유교역전 한·독 기술섬유 심포지엄에서 연구소는 요지경 같은 기술들을 소개했다.
선진 기술을 배우려는 한국 섬유업계 관계자들의 학구열은 50℃보다 더 뜨거웠다.
◇평생 진드기 없는 매트리스 개발..`곧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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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기술은 진드기를 죽이는 매트리스였다. 발열 천을 매트리스에 삽입해, 평생 진드기 없는 매트리스를 만든 것.
미켈스 소장은 "습기가 많으면 진드기가 번식한단 점에서 착안해, 발열 천을 삽입한 매트리스를 개발했다"며 "조만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0℃면 진드기가 죽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침대를 사용하지 않는 낮시간에 매트리스의 발열 기능을 작동하면, 진드기를 죽일 수 있단 설명이다.
◇겨울 스포츠용 `발열 장갑`..부위별 센서 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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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부위마다 열을 측정할 수 있는 미세 센서를 달아, 덥혀야 하는 부위에만 열을 가하는 장갑이라는 것.
미켈스 소장은 "스키를 타면서 시험해봤는 데 결과는 만족스러웠다"며 "필요한 부위에만 쾌적할 정도로 열을 전달하기 때문에 한 번 충전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몸이 덥다고 전신을 보온할 필요가 없듯이, 손도 필요한 부위에 적정한 온도를 높여 최적의 상태를 만드는 원리다.
◇자외선 차단 섬유, 호주서 유럽으로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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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이 강한 유럽에선 자외선 차단 섬유가 인기다. 자외선 문제가 심각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유럽으로 기술이 전파됐다.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업복, 피부 질환자를 위한 의복, 수영복 등 다양한 의복이 유럽 시장에 출시된 상태다.
특히 최고 수준인 자외선차단지수(Ultraviolet Protection Factor, UPF) 50+의 옷도 있다고 한다.
◇피부 박테리아 죽이는 옷..심장병 응급 조치하는 의복
미켈스 소장은 "의료용 섬유기술의 전망이 밝다고 본다"며 다양한 기술을 소개했다.
400만~500만명이 신경성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유럽에선 항미생물 섬유도 의복에 사용되고 있다.
박테리아가 피부에 번식해 붉고 간지러운 피부를 위해, 박테리아를 죽이는 성분을 함유한 섬유를 개발한 것. 이 옷을 입으면 피부질환자의 염증이 가라앉고 가려움도 덜 느낀다고 한다.
또 심장병 환자의 심장이 멈추면 이를 감지해, 전기 충격을 줘서 심장 박동을 살리는 의복 기술도 개발 단계에 있다. 비행기 혈전증을 예방할 수 있는 항혈전성 스타킹도 있다.
이밖에 약물, 아로마향, 비타민 등을 담은 미세한 캡슐을 섬유에 주입해 다양한 기능을 갖게 하는 기술도 소개했다.
◇연구소 인증으로 기능성 섬유 신뢰도 높여
품질인증(Tested Quality) 표시를 달아 기능성 섬유의 신뢰도를 높인 점에 한국 섬유업계 관계자들은 주목했다.
미켈스 소장은 "기능성 섬유를 개발한 기업들이 기능성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인증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가 많았다"며 "이를 반영해 인증을 만들었는데 기업들이 크게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기능성 섬유의 특징을 쉽게 보여주고, 인증으로 신뢰도도 높일 수 있어 1석2조라는 것. 인증을 낼 때 수수료는 많지 않지만 기능을 검사하는 비용은 비싸다고 덧붙였다.
한편 호엔슈타인 연구소는 독일 뵈니히하임에 소재한 민간 비영리 섬유연구소로, 미켈스 소장의 조부인 오토 미켈스 교수가 창립했다. 독일에 직원 320명이 근무하고, 세계 23개국에 지사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