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공포에 여의도 증권가도 `긴장`

김경민 기자I 2009.08.30 12:20:00
[이데일리 김경민기자] 얼마 전 A자산운용 직원은 한바탕 식겁했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건물 같은 층에서 신종플루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 하지만 이내 헛소문으로 알려지면서 안심하기는 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찜찜한 것은 여전했다.

B증권사는 본사에 간판을 새로 다는 공사를 하기 위해 하루 정문을 폐쇄했는데 여의도 일각에서는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돼 곤란을 겪었다. 해당 증권사는 끊임없는 문의에 일일이 아니라고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최근 신종플루로 인한 국내 3번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신종플루가 무섭게 번지면서 여의도 증권가도 들썩이고 있다. 소문이 유난히 빠른 곳인만큼 흉흉한 풍문까지 나돌며 신종플루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맨들도 바짝 긴장하며 신종플루 예방에 나서고 있다. 개인적으로 손세정제나 구강청결제, 마스크와 같은 위생용품을 회사에 두고 조금이라도 감기증상을 보일 때는 병원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또 환기가 중요하다고 알려지면서 중간 중간 에어콘을 끄고 환기에도 신경쓰고 있다.

모 증권사 차장은 "신종플루 영향으로 위생에 많이 신경쓰는 분위기"라면서 "개인적으로 디지털 체온계를 마련해 매일 체온을 재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식 분위기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얼마 전 A형 감염 공포가 한 번 휩쓴만큼 술잔을 돌리지 않는 분위기였는데 더해져 찌개도 함께 떠먹지 말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해외로 휴가나 출장을 다녀온 동료를 비롯해 감기에 걸린 동료 직원들에 대해서는 특히 조심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증권사 대리는 "회식할 때 혹여나 술잔이 섞일까 자신의 잔을 챙기기 위해 스티커 등을 붙여 표시를 해둔다"면서 "또 해외 출장 등을 다녀온 직원들과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떨어져 앉자`라는 말도 하며 피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자체적인 대책도 속속 세워지고 있다. 교보증권(030610) SK증권(001510) 이트레이드증권(078020)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본점과 지점 건물 내부 곳곳에 신종플루 예방수칙을 붙여두고 화장실은 기존 비누 대신 손세정제로 대부분 교체했다. 
 
이동진 이트레이드증권 대리는 "신종플루 예방을 위한 조치긴 하지만 손세정제가 비치되고 청소도 더 신경쓰는 등 덕분에 근무 위생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증권사와 운용사들도 대부분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단계다. 금융투자협회 등은 아예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종플루 예방법 교육을 하기도 했다.

손세정제같은 제품을 아예 선물로 주는 증권사도 있다. 엄세원 메리츠증권 홍보팀장은 "주변 지인들에게 손세정제를 선물하면 좋아해 최근 홍보 기념품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메리츠종금은 CMA가입 고객들에게 손세정제를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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