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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랠리..메릴린치+RIM `호재`

전설리 기자I 2007.12.22 02:18:31

금융·기술주 동반 상승
美-유럽 중앙은행, 유동성 추가 공급
물가지수 `연준 안심권 상회`-개인지출 `2년 반 최대폭 증가`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1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메릴린치의 50억달러 자금 수혈 소식과 리서치 인 모션(RIM)의 실적 호조에 금융주와 기술주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랠리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중앙은행들의 공조에 의한 유동성 공급이 이어진 것도 랠리를 뒷받침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은 금융권에 300억달러의 유동성을 추가 공급했다.

미국의 1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율 2.2%를 기록, 연준의 인플레이션 안심권을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했지만 월가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11월 개인지출이 2년 반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견조하다는 증거로 읽히면서 호재로 작용했다.

오전 11시55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402.53으로 전일대비 156.89포인트(1.18%)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55포인트(1.19%) 오른 2672.41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76.34로 16.22포인트(1.11%)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92센트 오른 91.9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오름세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11%로 전일대비 5.7bp 올랐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채 2년물 수익률은 6.3bp 상승한 3.15%를 기록중이다.

◇메릴린치·리서치 인 모션 `상승`-서킷 시티 `급락`

메릴린치(MER)가 1.3% 올랐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 발언을 인용, 메릴린치가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으로부터 50억달러의 자금을 수혈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메릴린치의 자금 수혈 소식에 다른 금융주들도 강세다.

씨티그룹(C)이 0.6% 상승했다. 골드만삭스(GS)와 모간스탠리(MS), 리먼브러더스(LEH)도 각각 2.9%, 5.9%, 2.5% 올랐다.

리서치 인 모션(RIMM)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11.5% 뛰었다.

리서치 인 모션은 전날 장 마감 후 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1억7520만달러(주당 31센트)에서 3억7050만달러(주당 65센트)로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블랙베리 기기 및 서비스 판매 호조로 전년동기대비 배로 늘어난 16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의료장비 제조업체인 레스피로닉스(RESP)는 23.1% 급등했다.

이날 로열 필립스 일렉트로닉스(PHG)는 레스피로닉스를 주당 66달러, 총 5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전자제품 판매업체 서킷 시티(CC)는 실적 악화로 23.7% 급락했다.

서킷 시티는 3분기 순손실이 2억730만달러(주당 1.26달러)로 전년동기 2040만달러(주당 12센트) 보다 확대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0억6000만달러에서 29억4000만달러로 줄었다.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31센트, 30억달러를 밑돈 수준이다.
 
◇美-유럽 중앙은행, 300억弗 유동성 추가 공급

미국 연준과 ECB는 이날 300억달러의 유동성을 금융권에 추가 공급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단기 자금 대출 시스템인 `term-auction facility(TAF)`를 통해 200억달러 어치의 자금을 평균 금리 연 4.67%에 35일 만기 대출 입찰 방식으로 단기 금융시장에 투입했다.

이는 연준이 신용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계획중인 네 차례의 자금 공급 중 두번째 조치다.

이번 유동성 공급에 적용된 금리인 연 4.67%는 연준이 민간은행들에게 자금을 빌려줄 때 매기는 금리인 현행 재할인율 4.75%를 밑돈 것이다. 금융권 73개사가 이번 입찰에 참여해 577억달러 상당의 대출을 신청, 2.88%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연준은 지난 19일 같은 방식으로 200억달러의 자금을 금융권에 공급했다. 당시 적용된 금리는 4.65%였고, 총 93개 금융사가 참여해 616억달러 상당의 대출을 신청했었다.

연준은 "신용 위기의 진정을 위해 필요할 때까지 같은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며 "내년 1월 14일과 28일 공급할 유동성 규모는 오는 4일 정오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ECB도 100억달러의 유동성을 입찰 방식으로 추가 공급했다. ECB도 지난 19일 1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근원 PCE `연준 안심권 상회`-개인지출 `2년 반 최대폭 증가`
 
미국의 11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연율 2.2%를 기록, 연준의 인플레이션 안심권인 1~2%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변동성이 심한 유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 지수가 전월대비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3%를 하회한 수준이다.

그러나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2.2% 올랐다. 이는 지난 3월 이래 최고 수준으로 연준의 안심권인 1~2%를 상회한 것이다.

유가와 식료품을 포함한 PCE 물가지수는 0.6% 올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강타한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물가 지수가 연준 안심권을 벗어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했지만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것이 월가의 분석이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경기침체(recession)를 막기 위해 오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11월 개인지출은 1.1% 늘어 2년 반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9%도 웃도는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도 0.5% 늘어 전망치를 상회했다.

반면 개인소득은 0.4%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전망치인 0.5%를 밑돈 것이다. 인플레이션 조정을 감안한 세후 실질 가처분 소득은 0.3% 줄어 2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소비가 소득 수준을 능가하면서 개인 저축률은 -0.5%를 기록했다. 이는 15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권으로 접어든 것이다.

리먼브러더스의 드류 매터스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가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소비의 증가세는 소비자들이 이를(고유가)를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12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75.5로 상향 확정

미시간 대학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예비치 보다 높게 확정됐다.

미시간 대학은 1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이달 초 발표된 74.5에서 75.5로 상향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의 집계에 따르면 월가는 1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예비치와 동일한 수준으로 확정될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러나 이는 11월 76.1보다 수치로 2년래 최저 수준이다. 주택 가격 하락과 유가 상승 속에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스 럽스키 도쿄미츠비시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홀리데이 시즌을 거치면서 모든 시선이 소비로 쏠리고 있다"며 "소비 심리 위축이 실질적인 유통업체들의 매출 감소로 나타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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