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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의 이같은 목표는 단순히 `포부`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적 환경이나 기업들의 수요 자체가 수출보험공사의 자연스러운 외연 확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환(換)위험 관리에 핵심축이 돼온 환변동보험은 지난해 16조3000억원의 인수실적으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 가까이를 보험으로 지원했다. 그만큼 저변이 넓어졌다는 얘기다.
공사측은 이를 토대로 올해에는 옵션형 환변동보험이라는 신상품을 내놓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 사장은 "기존 환변동보험 상품에 가입한 뒤 달러/원환율이 내려가면 보상을 받지만 반대로 환율이 올라가면 환수금을 내야 해 기업들이 꺼리는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옵션형 상품은 환율이 오를 때도 환수금 부담이 없어 기업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올라가면 환수금을 전혀 내지 않도록 하거나 기준환율을 높게 책정해 환수금 부담을 줄여주거나 설정환율에 따라 보험료를 싸게 해주는 등 5가지의 옵션을 제시해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출시 초기인데도 기업들의 반응이 좋다"고 소개하고 "첫 해이긴 하지만, 올해 연간으로 3조원 정도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는 "이번 신상품 출시로 기업들이 헤지는 하되 이익 변동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올해에는 환율이 작년보다 더 혼란스럽게 오르내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업들에게 주는 도움은 더 클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를 위해 공사는 이미 4대 도시에서 기업들을 상대로 신상품 설명회를 가졌고 이번주에는 서울에서 대대적인 설명회를 열고 2~3월쯤 대규모 로드쇼도 준비하고 있다.
얼마전 정부가 발표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도 수출보험공사에게 새로운 과제를 부여했다. 해외투자를 지원하고 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가게 함으로써 환율 안정에도 기여하는데 공사가 적극 나서게 된 것.
기존 해외투자보험에서 한 발 더 나간 해외사업금융보험이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돼 해외법인과의 원자재 공급계약이나 유전과 같은 생산물 장기구매계약 등 국익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지원하게 된다.
아울러 각종 문화콘텐츠 등 지식서비스에 대한 지원까지 확대해 동남아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한류 확산에 기여하는 동시에 국내에서 인증받은 부품소재의 신뢰성을 담보해주며 해외자원개발펀드에 대한 보험을 지원하는 등 종합적인 수출정책 지원기관으로 거듭나게 된다.
김 사장은 "우리나라의 수출이 지난 77년 100억달러 정도에서 불과 30년만에 30배 이상 늘어 작년에 3000억달러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우리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다"며 앞으로 수출보험공사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거대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김 사장도 사실 오는 5월이면 3년 임기가 만료된다. 연임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그는 "최고경영자(CEO)라면 임기와 관계없이 있는 동안 끝까지 목표를 밀고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 3년간 김 사장이 거둔 성과는 탁월하다. 적자를 내던 공사를 흑자기업으로 탈바꿈 시켜 벌써 3년 연속으로 흑자를 냈다.
김 사장은 "수출지원기관이 흑자를 냈다고 홍보하는 게 쑥스럽기도 하지만, 사실 기업들을 지원하는 수출보험에서는 적자를 내고 회수금이나 기금 투자수익 등으로 흑자를 냈다"며 "올해에도 이같은 추세를 이어가면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 김송웅 수출보험공사 사장 프로필
-42년 서울 출생
-67년 한국외국어대 영어과 졸업
-68년 대한재보험공사 입사
-78년 한국수출입은행 홍콩사무소장
-92년 한국수출보험공사 LA사무소장
-93~97 한국수출보험공사 총무부장, 영업1부장, 국별조사부장
-98년 한국수출보험공사 이사
-01년 한국수출보험공사 부사장
-04년~현재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