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가 사상 유례없는 재검표 소동까지 벌이는 혼전을 보인 영향을 받은 탓인지 8일 뉴욕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특히 첨단기술주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이날 폭락하면서 사흘째 하락세를 보였고, 다우지수도 초반 강세를 지키지 못하고 약세로 밀렸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의 재고문제에 따른 영향이 계속돼 반도체와 통신장비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인터넷도 이날 폭락했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다우지수는 45.12포인트, 0.41% 하락한 1만907.06을, 나스닥시장의 나스닥지수는 184.09포인트, 5.39%나 폭락한 3,231.70을 기록했다.
대형주중심의 S&P 500지수는 22.59포인트, 1.58% 떨어진 1,409.28였고, 소형주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5.32포인트, 1.05% 하락한 501.90였다. 뉴욕 상장종목의 99%를 포괄하는 윌셔 5000 지수는 250.19포인트, 1.87% 하락한 1만3,152.56였다.
러셀지수는 1%수준의 하락에 그친 반면 나스닥지수는 5.4%나 폭락한데서 알 수 있듯 대형 첨단기술주들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는 부시후보의 당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담배, 정유, 제약주에 몰려들면서 이들 주식이 강세를 보이는 바람에 다우지수 하락폭이 적었다.
머크가 4.5%, 존슨 앤 존슨이 1.4%, 화이저가 1.3%, 일라이 릴리가 3.7% 오르는 등 제약주들이 강세를 나타내 아멕스 제약지수는 2.2% 상승했다.
필립모리스가 4.1%나 오르는 등 아멕스 담배지수도 1.9% 올랐고 엑슨모빌이 1.9% 오르면서 필라델피아 정유지수도 2.4% 상승했다.
제약, 담배, 정유주식은 고어후보가 당선될 경우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들로서 이들의 이날 강세로 월가 투자자들은 부시 당선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주는 증권사들의 투자등급 하향에 따라 큰 폭으로 떨어졌고, 뉴욕 증권거래소의 기술주들도 약세를 나타냈다. 특히 모건스탠리 딘위터, 리먼브러더스 등이 각각 5%가량 급락하면서 아멕스 증권지수는 2.8% 하락했다.
다우지수 산정종목중 상승종목은 머크, 필립 모리스 정도였고 하락종목은 인텔(나스닥상장종목이면서 다우지수 산정종목임), 휴렛팩커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시티그룹, IBM 등이었다.
그러나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의 재고문제에 따른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듯 반도체와 통신장비가 어제에 이어 이틀째 폭락했으며 그나마 버텨주던 인터넷까지 이날 큰 폭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지수가 폭락했다.
인텔이 7.7%나 폭락하면서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 모두를 끌어내렸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7.1% 폭락했다.
어제 막판에 강세로 돌아섰던 시스코시스템은 이날 모건스탠리가 매수추천종목에서 제외한 영향인지 7.6%나 폭락했고, JDS유니페이스(6.9%) 등 대부분 통신장비업체들이 약세를 보이는 바람에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도 5.8% 하락했다.
프라이스라인 등 인터넷업체들의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면서 TSC(스트릿닷컴)인터넷지수도 7%나 폭락했다.
또 부시 당선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제약, 담배주와 달리 이날 1.2% 하락했고,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오라클이 이날도 6.8%나 급락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도 9.6%나 폭락했다.
선거의 불투명성이 제거되지 않은 영향을 받았는지 거래량은 여전히 적은 편이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는 8억9,500만주가, 나스닥시장에서는 16억7,000만주가 거래됐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는 상승종목과 하락종목이 13대15로, 나스닥시장에서는 13대25를 기록, 하락종목이 훨씬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