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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3학년 자녀를 둔 부모가 놀란 얼굴로 진료실을 찾는 일이 늘었다. 실제로 국내 성조숙증 진료 아동은 최근 10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 원인으로는 서구화된 식습관, 소아비만, 환경호르몬 등이 꼽히지만, 진료실에서 아이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가 더 눈에 들어온다. 바로 밤 늦게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이다.
사춘기의 시작은 뇌 속 시상하부에서 사춘기 호르몬의 스위치가 켜지면서 시작된다. 흥미로운 것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이 스위치를 억누르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 풍부하게 분비되던 멜라토닌이 줄어드는 시기와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가 맞물린다는 연구들도 있다. 그런데 밤에 스마트폰 화면의 밝은 빛에 눈이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 야간에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에 노출이 잦은 아이일수록 사춘기의 브레이크가 일찍 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영역이지만, 성조숙증을 30년 가까이 진료해 온 임상의로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신호다.
스마트폰이 사춘기를 앞당기는 경로는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오래 쥐고 있는 아이는 그만큼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늦은 밤 야식까지 더해지면 체지방이 쌓인다. 체지방 세포에서 나오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은 사춘기 시작을 재촉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즉 스마트폰은 수면 교란과 소아비만이라는 두 갈래 길로 아이들의 생체 시계를 빠르게 돌릴 수 있다. 어린 뇌에 반복적으로 주어지는 자극이 정서 발달은 물론 사춘기 진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사춘기가 빨라지면 무엇이 문제일까. 또래보다 일찍 크는 듯 보이지만 성장판이 그만큼 일찍 닫혀 최종 키에서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몸의 변화를 마음이 따라가지 못해 아이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한다.
부모가 할 일은 분명하다. 첫째, 잠들기 두 시간 전에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방을 어둡게 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자. 밤에는 스마트폰을 아이 방 밖에서 충전하는 것이 좋다. 둘째, 화면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몸을 움직이는 시간으로 바꿔 주자. 체중 관리는 그 자체로 사춘기 시계를 늦추는 힘이 있다. 셋째, 여아 만 8세, 남아 만 9세 이전에 가슴멍울이나 음모 등 사춘기 징후가 보이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성조숙증은 발견 시기가 빠를수록 치료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성장판이 닫히기 전 남은 성장 기간을 최대한 지켜 줄 수 있다.
밤마다 아이 눈을 비추는 그 작은 화면이, 아이의 사춘기 시계를 소리 없이 앞당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성장 일기] 아이 손의 스마트폰, 성조숙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7/PS26072600008.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