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저당 식품의 해법, 식물에서 찾았다"

원재연 기자I 2025.11.06 05:21:53

김경환 휴밀 대표 인터뷰
“이젠 단맛보다 지속가능성”
저당·고단백·클린라벨, 식품 산업 새 공식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예전엔 벽면이 커피 일색이었죠. 지금은 단백질·저당 음료가 기본 진열입니다. 이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당의 위험성을 알아버렸습니다.”

건강을 위해 맛을 포기하고 간편함을 위해 성분을 양보하던 선택지가 흔들리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커피·탄산이 가득하던 진열대가 단백질, 저당, 식물성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이 달라졌고, 제조 현장도 덩달아 복잡해졌다. 영양과 맛, 원가와 공정 안정성이라는 네 가지 축을 동시에 맞춰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김경환 휴밀 대표 (사진=휴밀)
식품 기업들이 ‘고단백·저당·지속가능성’이라는 세 요구를 동시에 받는 가운데, 휴밀은 곡물 기반 식물성 소재로 해법을 제시한다. 김경환 휴밀 대표는 “식품 시장에서 식물성 베이스로 식품을 혁신하고자 한다”며 “인위적인 첨가물 없이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식품을 만드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휴밀의 기술 바탕엔 ‘클린 라벨’ 철학이 있다. 합성 첨가물 없이 자연 원료로 맛과 영양을 구현하는 개념이다. 회사는 여기에 ‘저당’ 기술을 접목했다. 단맛을 인공감미료로 대체하지 않고, 곡물 발효 과정에서 당 흡수를 완화하는 효소를 활용해 혈당 상승을 늦추는 방식이다.

휴밀은 이를 위해 초단축 저분자 공정을 적용한다. 복잡한 공정을 한 흐름으로 묶어 산패를 늦추고 보존 안정성을 높인 뒤, 분말화해 운용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와 시간이 줄어든 만큼 비용도 자연스럽게 낮아졌다.

김 대표는 “동일 용도의 기존 원료와 비교해 공급단가가 많게는 10분의 1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식물성 원료가 비싸고 까다롭다는 통념을 뒤집은 것”이라 설명했다.

휴밀은 자사 브랜드와 소재 사업을 나란히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소비 채널에서 맛과 사용성을 입증하고, 같은 공정·레시피를 기업 협업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주력 제품은 물에 타먹는 곡물 파우더 ‘가루선생’이다. 제품군은 콩 기반 두유 파우더, 귀리 기반 파우더, 혼합곡 파우더 등으로 구성된다. 물만 더하면 바로 쓰이는 형태라 음료, 단백질 셰이크, 베이커리, 중식재 등 다양한 레시피에 쉽게 들어간다. 곡물 특유의 거친 맛을 누그러뜨리면서도 원물의 영양은 유지해 브랜드별 콘셉트 구현이 수월하다.

김 대표는 “식물성 원료를 건강식의 영역에서 꺼내 일상의 재료로 옮겨오는 게 목표”라고 했다. 처음부터 ‘가루선생’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는 “B2B 영업을 하려면 브랜드 신뢰가 먼저 필요했다”며 “시장 반응을 직접 확인한 뒤, 그 데이터를 근거로 기업 협업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미숫가루 등 가루형 건강식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은 빠르게 반응했다.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며 40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재구매율이 높아졌다. 곧 오프라인 채널 확장도 앞두고 있다.

현재 한국 야쿠르트, 농협식품, 비락 등이 휴밀의 파우더형 제품을 적용하고 있으며, 최근엔 오설록에도 납품이 시작됐다. 식품사 입장에서는 생산 라인을 새로 세팅하지 않아도 원료 교체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 밖에도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가루선생은 현재 12개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미국과 뉴질랜드가 주요 시장이다.

휴밀이 주목하는 다음 단계는 효소·발효 기술을 곡물 공정에 접목하고 방식이다. 베이커리·음료 제조사들과의 공동 프로젝트도 이 기술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가공 단계에서 당을 후처리로 조정하는 대신, 원재료 자체에서 대체 기능을 찾는 접근이다. 또 코코아·바닐라처럼 기후 리스크가 커지는 원료를 대체할 식물성 풍미 연구도 병행 중이다.

김 대표는 “건강한 식품이란 결국 일상에서 반복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어야 한다”며 “기후나 인구 구조를 봐도, 결국 우리가 지속가능하게 먹을 수 있는 재료는 식물”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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