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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기] 남아 사춘기 시작 시기에 부모는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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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25.10.11 00:03:30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많은 부모들은 사춘기를 이야기할 때 여아의 초경을 먼저 떠올린다. 실제로 초경은 눈에 보이는 명확한 사건이기 때문에 쉽게 인식되지만, 남아의 사춘기 시작은 비교적 조용히 진행되기에 놓치기 쉽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까지는 키가 잘 크다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갑자기 성장이 멈추는 상황을 맞이하곤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빨리 사춘기가 시작될 줄 몰랐다”거나, “다들 그런 줄 알았다”라는 말을 하게 되지만, 이는 결국 남아 사춘기 시작 신호를 잘 몰라서 생기는 일이다.

사춘기의 시작은 단순히 2차 성징이 나타난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사춘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성장판이 닫히기 시작한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성장판은 뼈가 길어지며 키가 자라는 핵심 구조인데, 사춘기의 호르몬 변화가 시작되면 성장판은 점차 단단해지고 닫히는 과정을 밟는다. 다시 말해, 사춘기의 시작은 더 이상 무한정 키가 크지 않는다는 뜻이며, 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중요한 신호다. 따라서 남아의 사춘기 시작 시기를 아는 것은 단순한 관심이 아니라, 아이의 최종 키와 건강한 성장에 직결되는 문제다.

남아 사춘기 시작의 전형적인 신호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고환의 크기가 또래보다 확연히 커지기 시작한다. 이는 가장 초기이면서도 중요한 신호이지만 부모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둘째, 음모가 자라기 시작한다. 보통 부모는 이를 사춘기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인식하지만, 사실상 이미 사춘기가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다. 셋째, 키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크는 시기가 온다. 그동안은 평균적으로 크던 아이가 1년에 7~10cm 이상 키가 부쩍 자라는 것을 경험한다면, 이는 사춘기 성장 급등기에 들어섰다는 증거다. 넷째, 목소리가 변하기 전 미세하게 음색이 흔들리거나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 사춘기의 시작을 알려준다.

문제는 많은 부모들이 이러한 신호를 놓친다는 점이다. 특히 “남자는 늦게 큰다”라는 고정관념이 여전히 강하다. 실제로는 초등학교 4학년 무렵부터 사춘기가 시작되는 남아들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부모들은 여전히 사춘기를 중학교 이후의 일로만 생각한다. 그 결과, 성장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나서야 뒤늦게 아쉬움을 토로하게 된다. 성장판이 활짝 열려 있는 시기에 적절한 생활 관리와 치료적 접근을 하면 아이의 키 성장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사춘기가 이미 진행된 이후라면 기대할 수 있는 성장은 제한적이다.

따라서 부모는 남아의 사춘기 시작 신호에 민감하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가 또래보다 빠르게 크고 있다면, 그것이 단순히 “잘 크고 있다”는 의미만은 아닐 수 있다. 오히려 성장이 급등하는 시기가 사춘기의 시작이자 성장판 닫힘의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아이가 예민해지고, 감정 기복이 심해지며, 생활 태도에 변화가 생긴다면 정서적 변화와 함께 신체적 사춘기가 진행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남아 사춘기 시작을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단순히 키와 체중 곡선만 보는 것이 아니라, 뼈 나이 검사, 성장판 상태, 호르몬 검사를 통해 아이의 성장 시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부모의 눈으로는 놓치기 쉬운 부분도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

결국 남아의 사춘기 시작을 아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아이의 미래 키와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부모가 조금만 더 빨리 관심을 가진다면, 성장판이 닫히기 전 중요한 시기에 맞춤형 관리와 지원을 할 수 있다. “사춘기는 아직 멀었다”라는 안일한 생각을 내려놓고, 남아 사춘기 시작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이 아이의 키와 삶을 지켜주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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