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도 막지 못한 엑스코프리 美 매출 성장…현금도 ↑
1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이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557억원으로 잠정 집계되며 연간 흑자는 거의 확실시됐다. 잉여 현금흐름이 생기면서 이를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구축, 빅 바이오텍으로 성장하겠다는 게 SK바이오팜의 청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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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3분기 실적은 지난 9월 말 허리케인의 영향과 영업일 감소 등으로 인해 일부 매출이 10월로 이월됐음에도 선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엑스코프리의 9월 미국 처방수(TRx)는 약 3만1000건으로 경쟁 신약의 출시 53개월 차 평균의 약 2.2배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상당히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바이오팜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719억원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도 1064억원에서 2849억원으로 1.6배 늘었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미국 직판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제2 상업화 제품’을 도입해 현금 유입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늦어도 내년 중에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엑스코프리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이익 성장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허리케인 영향으로 일부 매출이 이연됐음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며 “미국 엑스코프리 처방 확대와 임상 진행에 따른 마일스톤 발생으로 안정적인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했다.
증권가에서 제시하는 매출 컨센서스는 올해 5304억원→2025년 6732억원→2026년 8780억원이다. 연간 영업손익의 경우 올해 835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2025년 1804억원→2026년 3313억원으로 빠르게 이익 폭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빅 바이오텍 위한 3박자 ‘CGT·RPT·TPD’…RPT가 진도 가장 빨라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와 추가 제품을 통해 유입되는 현금을 기반으로 신약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빅 바이오텍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중추신경계(CNS) 분야 혁신신약 개발뿐 아니라 차세대 3대 영역인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표적단백질분해 치료제(TPD) 기반 기술 도입을 통해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 중 보다 속도가 빠른 쪽은 RPT 사업영역이다. RPT는 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적 물질에 결합한 후 미량을 체내에 투여하는 항암 치료 신기술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7월 풀라이프테크놀로지스로부터 ‘SKL35501’을 기술도입한 데 이어 8월에는 테라파워와 고순도 악티늄-255(Ac-255)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달 새로운 RPT 중장기 전략도 발표했다.
SK바이오팜은 Ac-255을 기반으로 SKL35501 개발에 주력, 내년 말에는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10년 후인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R&D에 뛰어들겠다는 전략이다. 후속 파이프라인이 될 물질도 2개 이상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빠르면 연내 이와 관련된 소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연내 추가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K바이오팜이 RPT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로는 현재 해당 치료제가 초기 기술 단계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RPT 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글로벌 RPT 시장의 리딩 플레이어 중 하나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TPD 사업의 경우 지난해 8월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프로테오반트)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TPD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플랫폼기술을 구축 중인 단계에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엑스코프리와 추가 제품의 잉여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RPT, TPD 등 기술 플랫폼 기반 R&D 혁신을 통해 균형 잡힌 빅 바이오텍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