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그로부터 삼일 전인 7월 29일 밤 발생했다. 이날 경기도 포천시의 한 빌라에서 남자 아이의 비명 섞인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웃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119는 2층 창문을 통해 아이의 소리가 들리는 문제의 집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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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점은 더 있었다. 집 밖에서부터 나던 고약한 냄새가 집 안에서 더욱 심하게 진동하고 있던 것. 집 구석구석을 수색하던 경찰은 작은 방에서 높이 80㎝, 지름 84㎝의 빨간 고무통을 발견했다. 고무통 뚜껑을 열자 그곳에는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시신 두 구가 있었다.
경찰은 이 집에 살던 여성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리고 경찰은 시신 발견 3일 만에 한 섬유공장 기숙사 부엌에 숨어 있던 이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시신 두 구는 남편과 내연남”이라고 범행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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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우울증을 겪은 이씨는 A씨와 매일 다퉜고, 별거 중이던 A씨가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고 더욱 엇나가기 시작했다. 이어 이씨는 인근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교제하면서 임신과 출산까지 하게 됐다. 이씨의 집에 홀로 방치됐던 8살 아이도 이씨의 아들이었다.
그렇다면 이씨는 왜 남편 A씨와 내연남에 이토록 끔찍한 일을 벌인 것일까. 이씨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직장동료 B씨와 제과업체 공장을 함께 다니던 중 내연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이 사실이 직장에 탄로났고, 공장 사장에 의해 해고를 당하자 분노가 극에 달한 이씨는 B씨에 수면제를 술에 타 먹인 뒤 살해했다. 그리고 시신을 1년여 동안 고무통에 방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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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내연남 B씨의 시신에서 발견된 것과 똑같은 독극물(독시라민)이 남편 A씨의 시신에서도 검출되면서 이씨가 남편을 직접 살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씨를 2004년 남편에게 독시라민 성분의 수면제 등을 먹여 살해한 뒤 10년 가까이 유기하고, 2013년 내연남에게도 같은 성분의 수면제를 먹이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아들을 보호·양육하지 않고 10개월간 내버려둔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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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부는 “이씨가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10년 동안 내버려뒀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면서도 “남편 시신은 숨지고 나서 10년 이후에 발견됐는데, 사망 원인이 불분명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2심 판결을 유지하면서 이씨는 최종적으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이씨의 출소 예정일은 203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