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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제서도 공통과목 석차 9등급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의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21일 발표했다. 이주호 부총리는 “공통과목은 내신 변별력을 위해 석차 9등급 병기를 유지하겠다”라고 밝혔다.
상대평가는 고1 때 공부하는 공통과목에 적용된다.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등 모든 학생이 의무적으로 이수하는 공통과목은 학점제 전면 시행 이후에도 지금처럼 석차 9등급제가 유지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부 결정은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에 따른 일종의 타협책으로 해석된다. 이들 학교를 살리면서 내신마저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쏠림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성적 우수 학생이 몰리는 학교들이라 절대평가 전면 전환 시에는 내신 불리함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민사고·상산고 등 전국단위 자사고 10곳에는 지역 인재 할당제가 도입된다. 전체 모집정원의 20%는 해당 학교 소재 지역의 학생들도 충원토록 의무화한 것이다. 종전에도 지역 인재 선발 전형이 있었지만 ‘권고사항’에 그쳐 학교별 모집 비중이 제각각이었다. 앞으로는 모집인원이 50명이라면 10명 이상은 지역 학생들로 채워야 한다.
특히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심화됐다는 지적에 따라 초3·중1은 ‘책임교육 학년’으로 지정, 학력 진단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3은 교과 학습이 시작되는 단계이며 중1은 초등교육의 기초 위에서 중등교육이 시작되는 단계”라며 “이 시기에 학력 격차가 벌어지기 쉬워 정확한 진단을 기반으로 집중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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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에 따르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2017년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축소한 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약 3배 증가했다. 교육부와 평가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2021학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학생들의 학력 수준은 역대 최악이었던 전년(2020년)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고2 학생들의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전년도 6.8%에서 7.1%로, 수학은 13.5%에서 14.2%로, 영어는 8.6%에서 9.8%로 상승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교과내용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소위 수포자·영포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도입, 희망하는 학교·학급 단위로 평가에 참여토록 했지만, 학생 수 기준 참여율은 12%에 그쳤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초3·중1에 대해서는 모든 학생이 학업성취도 평가에 참여토록 권고할 방침이다. 해당 학년의 전체 학생 참여 여부를 점검, 교육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배정하는 학습지원 교사 배정에 반영키로 했다.
한편 이주호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 뒤 가진 질의응답에서 오는 26일 사교육 경감방안과 함께 공정한 수능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능 난이도 논란에 대해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법이 있으니 학부모님들은 안심하시라”면서 “오는 26일에 발표하는 사교육 대책 때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