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멜라 웨스트 누빈 리얼에스테이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누빈 리얼에스테이트는 세계 20대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누빈(Nuveen)의 부동산 전문 자회사다. 누빈은 미국 교직원연금기금(TIAA) 산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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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매니저는 누빈 리얼에스테이트에서 ‘디플리 어포더블 하우징’ 투자를 이끌고 있다. 미국 ‘어포더블 하우징’은 우리나라 임대주택과 유사한 개념이다. 다만 임차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세분화돼 있다.
‘디플리 어포더블 하우징’(deeply affordable housing)의 임차인은 지역 중위 소득의 30~60%를 버는 가구다. 정부는 이들이 소득만으로 임대료를 부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임대료의 일정 부분을 보조해준다. 임차인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부담하지만, 임대사업자가 시세만큼 임대료를 받게끔 정부가 보조금으로 메워주는 것.
임차인들은 본인 소득보다 나은 조건의 집에 저렴한 비용으로 살 수 있으니 임대차기간이 끝나도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가처분 소득이 적어서 주거 이동이 적은 측면도 있다. 웨스트 매니저가 ‘디플리 어포더블 하우징’ 투자의 장점으로 ‘안정적 임대수익’을 꼽은 것도 그 때문이다.
웨스트 매니저는 “디플리 어포더블 하우징은 임차인 회전율이 낮고, 임대율이 높아서 현금 수익률이 높게 나온다”며 “예상 현금 수익률이 높은 한 자릿수(8~9%)에서 최대 15%에 이른다”고 말했다.
물론 임대사업자가 정부 보조금만 받고 임대료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가 마련한 제도적 틀 안에서 어포더블 하우징 사업을 해야 한다. 예컨대 정부 보조금을 받는 일부 어포더블 하우징은 임대료 상한(렌트 캡)이 있다.
다만 해당 지역 중위소득이 오르면 이를 반영해서 임대료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과 비례해 오르는 구조다.
또한 미국은 ‘어포더블 하우징’ 활성화를 위해 전략적·재무적 투자자 모두에게 세제혜택을 준다. 전략적 투자자인 시행사(디벨로퍼)가 합작법인(조인트 벤처)을 설립해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을 유한책임투자자(LP)로 모집, 자금을 조달한다. 기관투자자는 미국 국세청(IRS)을 통해 세제혜택을 받는다.
미국은 각 주마다 세액공제액 할당금액(택스 크레딧)이 달라서 어느 주에서 사업하느냐에 따라 세제혜택 수준이 다를 수 있다. 예컨대 특정 주에 있는 연기금이 해당 주 사업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다. 만약 그 주가 배정받은 세액공제 한도가 크지 않으면 해당 연기금이 어포더블 하우징 투자로 누리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웨스트 매니저는 “이는 예외적인 경우”라며 “주마다 할당된 세액공제 금액이 달라도, 투자한 연기금이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는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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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포더블 하우징’은 미국 내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정책 리스크가 낮은 사업이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어포더블 하우징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덕분에 지난 8년간 큰 변화없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정부 정책에 연속성이 떨어질 경우 사업을 장기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데 그런 위험이 낮은 것.
특히 바이든 정부는 어포더블 하우징의 세제혜택(텍스 크레딧)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지금은 ‘디플리 어포더블 하우징’에 참여한 시행사, 투자자만 세금 혜택을 받는다. 다만 앞으로는 소득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저소득층 대상 어포더블 하우징도 세제혜택을 받게끔 하는 제도를 추진 중이다. 지역 중위소득의 60%가 넘는 가구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어포더블 하우징은 전세계적 투자 키워드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어포더블 하우징 제공 자체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누빈 리얼에스테이트는 임차인 삶의 질을 높이는 부가 서비스도 여럿 개발했다.
우선 입주민 평균 연령이 65~70세인데, 이들이 양로원·요양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게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 계층이 양로원보다 집에서 거주하면 더 장수한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서다. 아이들을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과 성인 대상 직업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입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입주민이 임대료를 꾸준히 내면 은행 등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끔 시스템도 구축했다. 미국은 신용점수가 없으면 신용카드,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없다. 이에 누빈은 입주민들의 임대료 납부 이력을 자동적으로 기록하고, 신용 점수에 반영시키는 정보기술(IT) 툴을 개발했다.
웨스트 매니저는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없었던 입주민이 임대료를 제때 잘 납부하고 나서 신용 점수가 40점 올랐다”며 “저소득층이 금융 서비스에 포용되게끔 하는 것도 사회적 측면에서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누빈은 어포더블 하우징의 ‘환경’ 측면에도 관심이 높다. 건물을 친환경적으로 개·보수하고, 기자재를 친환경적으로 교체하며 태양광 기술도 도입한다. 이런 ESG 강화 노력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도 측정한다.
예컨대 태양광 도입으로 전기 요금이 얼마나 낮아졌는지, 또한 누빈이 운영한 방과 후 프로그램과 시니어들을 위한 보조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누빈 리얼에스테이트는 지난 1995년부터 아시아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한국 기관투자자들 자금으로 해외에 투자한 것은 2012년부터다. 지난 2017년 홍콩에 ‘아시아 본부’를 세웠으며, 지난 2021년 3월 한국에도 사무실을 열었다. 현재 경기 남양주 및 의왕에 있는 물류센터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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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빈 리얼에스테이트의 전체 운용 자산은 작년 3월 말 기준 1560억달러(약 203조원)에 이른다. 미국, 유럽 및 아시아 태평양 등 다양한 지역에서 사모, 공모, 채권, 주식, 부동산 등 모든 영역을 대상으로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파멜라 웨스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누빈의 실물자산 그룹(누빈 리얼에스테이트)에서 부동산 임팩트 투자 전략을 이끌고 있다. 임팩트 투자는 재생 에너지, 교육, 의료 등 사회·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투자를 뜻한다. 이를 부동산에 적용한 것이 ‘부동산 임팩트 투자’이며 ‘어포더블 하우징’이 그 한 예다.
웨스트 매니저는 20년 이상 경력으로 지금까지 인수, 자산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100억달러(약 13조원) 이상 거래를 담당했다. 현재 누빈의 임팩트 투자 하우징 플랫폼의 금융조달, 거래 및 포트폴리오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그린즈버러 영어교육학 전공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채플힐 부동산·금융 MBA △CBRE 듀 딜리전스 매니저 △CBRE 트랜잭션 매니저 △TIAA 글로벌 부동산 부문 어소시엇 △TIAA 글로벌 부동산 부문 디렉터 △TH 리얼에스테이트 선임 디렉터 △누빈리얼에스테이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