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벤처투자(VC) 업계에 따르면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프로그램인 팁스(TIPS) 대상 기업에 대한 지원금이 지급이 연초부터 3개월째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팁스 지원금 수령 대상 중 적지 않은 기업이 미지급으로 운영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팁스에 배정되는 총 예산은 세부사업을 포함해 3437억원으로, 지원금 수령 대상인 기업은 지난 2021년 연말 기준 1234개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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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스는 유망한 기술 역량을 보유한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3년 처음 도입됐다. 엔젤투자회사와 초기 기업전문 벤처캐피털 등으로 구성된 운영사가 역량을 갖춘 기업을 심사해 1억~2억원의 초기 투자를 단행한 후 중기부에 추천하고, 추가 심의 절차를 거쳐 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스타트업은 이 지원금을 받아 기술개발(R&D) 및 창업사업화 자금, 해외 마케팅비 등에 사용하게 된다.
지원금 지급이 연체된 이유는 예산 배정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의 늑장 대응에 있다. 올해 기준 기재부 측의 팁스 대상 예산 심의 및 배정이 계속 지연되면서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급할 기관들도 멈춰선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망 기술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며 홍보되고 있는 사업이 복잡한 행정 절차상 제약에 가로막혀 ‘사후약방문’이 될 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정부지원금 지급 지연이 초기 스타트업 존속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스타트업·벤처기업 투자 시장은 크게 경색됐다. 고금리 여파에 초기 성장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부터는 정부가 모태펀드 예산을 크게 감축하면서 여건은 더 악화된 상태다. 올해 모태펀드 예산은 지난해 5200억원에서 40% 감축된 3135억원 수준이다. VC와 AC 모두 출자 문턱을 높여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운영자금 및 성장 자금 마련에 제동이 걸려 경색되는 상태다. 팁스의 지원 대상이 되는 초기 기업들의 경우 사정은 더 나쁠 수밖에 없다.
한 AC 관계자는 “팁스가 도입된 이후 지급지연 문제는 종종 있어 왔지만 최근 들어 그 기간이 더 길어지는 경향이 생겼다”며 “기업 하소연이 빗발치지만, 정부에 민원을 넣을 수도 없고 구체적인 지연 사유도 알 수 없다. 정부가 초기 스타트업의 생존 체력을 너무 믿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