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선 최악의 경우 RBDK가 이마트 중동점 잔금을 못 내고 매수자 지위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RBDK는 이마트 부천 중동점 인수대금 잔금 납부일(지난 8월 4일)이 두 달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잔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PF 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RBDK는 지난 1997년 설립된 중견 디벨로퍼다. 단지형 단독주택 브랜드 ‘라피아노’를 성공시키면서 입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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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업계에서는 RBDK가 써낸 금액으로는 사업성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시행사가 땅값을 너무 비싸게 사면 사업을 같이 진행할 시공사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시행사 자체적으로는 땅을 살 자금 마련이 어려워서 시공사들이 지급보증을 해주거나 부동산PF 자금지원 등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시행사가 땅값을 비싸게 지불하면 시장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보다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야 사업성이 나게 된다. 이 때 이 ‘분양가’는 시행사가 사업이 될지 안될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책정하는 ‘가격’이다. 입주자 모집공고문에 들어가는 사전적 의미의 ‘분양가’와 다른 개념이다.
시행사가 이 분양가를 너무 높게 책정하면 시공사들은 분양성과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해당 사업에 합류하지 않게 된다. RBDK는 이마트 중동점 인수금액을 비싸게 제시했기 때문에 분양가도 시장 기대보다 높게 받아야 한다. 그 결과 사업을 같이 할 시공사도 구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중동점은 인수가격 3000억원이 넘으면 사업수지가 나오기 어려운 사업장”이라며 “RBDK가 우협으로 선정되기 위해 무리한 금액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감사보고서를 보면 RBDK는 수익, 현금 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다. 작년에는 영업손실 221억820만원, 당기순손실 272억9431만원이 발생했다. 1년 새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기준 197억5782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반토막도 안 되는(-55.4%)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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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RBDK는 수원 등 다수 현장에 자금이 묶여있어서 현금성 자산을 활용하기도 어렵다. 앞서 RBDK는 경기도 수원시 고등동 334(C-2BL) 일대에 있는 준주거용지를 지난 2020년 2513억원에 낙찰받았다. 공급예정 가격(878억8832만원)의 3배에 가까운(286%) 금액이다.
그러나 이 사업장은 학교, 분양가 이슈가 겹친데다 PF 자금조달도 되지 않아 시공사를 못 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RBDK가 진행하는 강남 신사 고급주거시설 등 다수 현장에서 PF 자금조달이 되지 않아 분양을 못 하는 상황이다.
최근 은행들은 부동산PF 대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 부동산PF 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처럼 안 좋으니 업계에선 최악의 경우 RBDK가 이마트 중동점 잔금을 못 내고 매수자 지위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로선 RBDK가 잔금을 내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금 381억원(10%)을 몰취하면 된다.
실제로 이마트 측도 새로운 매수자를 물색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상태다. 다만 RBDK처럼 3800억원대로 금액을 높게 쓸 시행사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당장 계약해지를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마트 관계자는 “잔금을 아직 받지 못한 것은 맞다”면서도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RBDK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