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028300)(에이치엘비)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3대 암 학회 중 하나인 유럽종양학회에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의 간암 대상 병용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했다. 학회 하루 전 초록으로 먼저 공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이 22.1개월에 도달했고,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와 객관적반응률(ORR) 등에서 대조군이 소라페닙(넥사바) 대비 높은 효능을 보였다. 통계적 유의성(P<0.0001)을 입증했다.
2019년 4월부터 세계 13개국에서 543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이 성공적이라는 결과가 발표되자 에이치엘비 주가는 급등했다. 발표 당일인 8일에만 무려 5300원이 올라 5만1800원으로 마감됐다. 상업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단 하루 만에 뒤바뀌었다. 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13일부터 16일까지 4일 연속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고, 16일 종가는 4만2000원이었다. 4일동안 약 19%가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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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는 이번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항서제약과 함께 지난 8월 FDA에 프리 NDA(품목허가신청) 미팅 신청을 완료했다. 10월경 FDA와 미팅을 할 예정”이라며 “리보세라닙은 NDA를 신청하고, 캄렐리주맙은 BLA(생물학적 제제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허가 신청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1분기 정도에 허가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글로벌 병용 임상 3상 물질인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은 아직 FDA 허가를 받은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내 상업화를 위해서는 각각 FDA 허가를 획득해야 한다. 둘 중 하나라도 허가를 받지 못하면 미국 내 상업화는 물거품이 된다. 특히 지난 12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바이오 분야 미국 내 연구·제조·생산을 지원하는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일각에서는 우려가 제기됐다.
리보세라닙 병용 파트너 약물인 캄렐리주맙이 중국 항서제약이 개발한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가 지난 며칠 동안 에이치엘비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제약업계 관계자와 시장 전문가들은 공통으로 “미국의 중국 견제가 바이오 분야로 확대된 마당에 중국 의약품과 병용 임상을 진행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상업화에도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캄렐리주맙 허가 문제가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고, 허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치료제 생산 문제도 있어 실제 상업화까지는 여러 관문을 넘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발 우려 전혀 문제없어”
간암은 암 중 6번째로 많이 발병하고, 평균 생존율이 35%에 불과하다. 미국 시장의 경우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바이엘 넥사바가 간암 1차 치료제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아바스틴과 티센트릭 병용요법도 1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지만 연간 1억원이라는 치료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넥사바 대비 우월한 효능과 약 2000만원이라는 치료 비용에서 경쟁력을 갖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이 미국을 첫 상업화 지역으로 선택한 이유다.
에이치엘비는 미국발 바이오 규제에 대한 우려에 대해 상업화에 지장을 줄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에서 허가받지 않은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이 동시에 같이 허가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FDA와 이미 두 약물을 하나의 패키지로 인식해 허가 신청을 하는 것에 동의받았다. FDA는 정치 논리에 움직이는 집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항서제약은 미국 법인을 세워 캄렐리주맙 권리를 미국 쪽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제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미국 내 생산 관련 규제는 큰 걸림돌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한국 및 중국 생산이 문제가 된다면, 생산에 대한 전략을 변경하면 된다”며 “항서제약의 대응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리보세라닙은 미국 현지 기업에 위탁생산을 맡긴다든지 다양한 전략 변경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상 과정부터 여러 차례 FDA와 논의를 해왔다. 일각에서의 우려는 과도한 우려다.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빠른 상업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