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줌인] 성인기 주의력결핍장애에 대해

이순용 기자I 2022.09.11 00:04:03

유빈 국립정신건강센터 성인정신과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유빈 국립정신건강센터 성인정신과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전 외래 진료에 찾아온 환자와 어머니가 “우리 아이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공부에 너무 집중을 못해요. 우울증인거 같아서 치료를 해야할 거 같아요.” 라고 이야기하였다. 실제 면담을 해보니 환자는 학업 실패로 인한 우울,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다. 불면이나 불안감 등의 동반증상이 관찰되기도 하였다. 한편, 이 환자의 학습에 어려움에 대해서 살펴보니, 전반적으로 주의 집중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이로 인한 학습의 어려움을 보이고 있어 주의력 결핍에 대해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유빈 국립정신건강센터 성인정신과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실제로 성인기에 진단되는 주의력 결핍 장애 환자들은 다른 질환을 생각하고 내원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주요우울장애, 불안장애, 물질사용장애, 양극성장애가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게 있고, 이러한 질환으로 생각하여 내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환자들은 대개 주의력 문제로 인해 이차적으로 상병들이 동반되는 경우나 증상의 공통점으로 인해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주의력 결핍장애 환자들은 대개는 소아기에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충동성을 보여 진단되고 치료 받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요즘은 소아기 질병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비교적 일찍 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성격으로 받아들이면서 살아가는 경우도 많아서 치료를 받지 않기도 한다. 또한 성장하면서 증상이 일부 완화되거나 호전되므로 질병에 대한 인식은 더 낮아지게 된다. 성인기가 되면 이러한 생각은 더욱 굳어져 병원을 찾지 않게 된다. 오히려 우울, 중독, 불안감 등 다른 증상으로 방문하거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공부가 안되거나 직장 생활 중에 실수가 반복되어 내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주의력결핍장애는 크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을 주증상으로 보이게 된다. 주의력 결핍은 부주의하다는 특징으로 보여지게 된다.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물건을 두고 오는 등의 실수가 주로 나타나게 된다. 과잉행동은 소아기에는 수업중에 돌아다니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데 성인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정도는 흔하지 않고 왠지 모르게 몸을 흔들거나 조용히 돌아다니니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주의력결핍 장애 환자들은 충동성이 강하다는 특성을 보인다. 이는 질병 자체가 중독성향이 높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주의력 결핍 장애를 일찍 치료하지 않고 시간이 경과하면 술, 담배와 같은 중독 물질을 일찍 시작하여 성인기에 물질 남용이나 사용의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일반인구에 비해서 훨씬 높아지게 된다. 이외에도 도박, 게임, 인터넷, 복권, 주식 등 중독과 관련되어 취약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일이나 운동에 중독된다면 직장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도 있기는 하다.

이러한 문제를 개인의 성격이나 능력의 문제로 보지 않고 적절한 평가를 통해 성인 주의력결핍장애라는 것이 확인되면 치료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성인 주의력 결핍 장애는 주의력결핍을 주증상으로 보이는 경우가 더 많은데, 소아기에 과잉행동이나 충동성이 있다면 진단되기가 훨씬 용이하여 어려서 치료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과잉행동은 성인이 되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되는 많은 약 중에 습관성이 생길 수 있는 약들이 있고 이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하여 관리되고 있다. 이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되는 약물을 10% 정도라고 추정된다. 대표적인 향정신병의약품은 벤조다이아제핀, 졸피뎀과 같은 수면제 들과 주의력결핍장에서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가 대표적인 약들이다. 콘서타, 페니드, 메디키넷, 비스펜틴 등의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물론 메틸페니데이트가 대표적인 주의력결핍장애 치료제이기는 하지만, 이를 제외한 아토목세틴, 클로니딘, 이미프라민, 리스페리돈, 아리피프라졸, 부프로피온 성분의 약도 사용되는데 이는 습관성이 생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 치료를 꾸준히 하는 경우에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물질 남용의 경우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는 약물 치료를 중단할 때 오히려 물질 남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도 있다. 따라서 적극적인 약물 치료와 주의력 분산을 줄이는 환경 조성과 사회 기술 훈련 등을 병행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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