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임윤찬(18)은 19일 소속사 목프로덕션을 통해 “우승했다는 기쁨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며 이 같은 수상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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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은 이번 대회 결선에서 유일한 동양인이자 최연소 참가자였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심사위원장 지휘자 마린 알솝은 “임윤찬의 엄청난 재능을 목격한 것은 큰 감동이었다”며 “그는 18세 나이에도 이미 탁월한 깊이와 눈부신 테크닉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했고,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지,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지 매우 기대가 된다”고 평했다.
임윤찬은 2015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만 15세 나이로 ‘2019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산하 한국영재교육원을 거쳐 현재 한예종 음악원에 피아니스트 손민수의 사사를 받고 있다.
피아노는 일곱 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임윤찬은 시상식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친구들은 아파트 상가에 있는 태권도 학원을 다녔는데, 나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어 뭔가 해보고 싶어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며 “그러다 보니 음악이 좋아졌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피아노를 배우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결선 진출자 중에선 최연소였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음악가로서의 꿈도 ‘모든 것을 버리고 산에 들어가 피아노를 치며 사는 것’이다. 임윤찬은 “이번 콩쿠르에 나온 이유는 내년 한국에서 성인이 되기 전에 제 음악이 얼마나 성숙해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였다”며 “커리어의 도약을 위해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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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진 한예종 총장은 “임윤찬은 내면의 세계가 강한 연주자로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재능을 지니고 있다”며 그의 우승을 축하했다.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를 역임한 플로리안 리임 국제콩쿠르세계연맹 사무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3년 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했던 임윤찬이 오늘 또 한 번 파란을 일으켰다”는 글을 남겼다.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냉전이 한창이던 1958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미국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이 우승하며 보여준 국가와 정치를 초월한 예술적 교류를 기념하고 지속하기 위해 1962년 창설됐다. 4년 주기로 열리는데 이번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5년 만에 개최됐다. 역대 수상자로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 알렉세이 술타노프, 올가 케른 등이 있다. 이전 대회인 2017년 제15회에서는 한국의 선우예권이 우승했다.
한편 임윤찬은 오는 8월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목프로덕션 창립 15주년 기념 음악회’를 시작으로 8월 20일 ‘KBS교향악단의 멘델스존 교향곡 제4번’, 10월 5일 정명훈 지휘자와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공연 등으로 국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