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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25일 10만원에서 이날 10만 6000원으로 8거래일간 6% 상승했다. 올 3분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11조 8053억원)을 기록(26일 발표)했고, 매그너스사머펀드(PEF)와의 키파운드리 지분 100%(5758억원) 인수 계약 체결(29일)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3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15만 500원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여전히 30% 가량 하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선 미세공정 난이도가 낮은 아날로그 반도체 중심의 8인치(200m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인 키파운드리 인수로 SK하이닉스가 단기간에 비메모리 매출을 늘리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는 SK하이닉스가 낸드 분야에서 세계 2위로 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이란 측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2012년 당시 일본 엘피다와 마이크론의 합병으로 2위 자리를 내줬다가, 2014년 이후 확고한 2위를 굳히면서 주가가 2배 이상 상승한 전례가 있다.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12년 5월 당시 D램 시장 3·4위였던 마이크론과 엘피다 합병으로 2013년 1분기 점유율 25.7%로 마이크론(29.1%)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 화재까지 겹치며 2013년 한해동안 3개 분기(1·3·4분기)를 3위에 머물렀다. 이 시기 주가는 마이크론·엘피다 합병이 마무리된 그해 8월까지 2만 7000원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2014년 들어 1분기에 마이크론을 밀어내고 다시 2위를 탈환하고 점유율 격차도 3분기 2%포인트까지 벌리며 주가는 같은 해 7월 8일 5만 1900원까지 치솟았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D램의 경우 SK하이닉스가 2000년대부터 줄곧 2위를 지켜오다가 마이크론·엘피다 합병으로 2013년에 잠시 밀렸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은 것”이라며 “낸드의 경우 4~5위권에서만 머물렀는데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로 처음 2위에 올라선다면 그 영향은 차원이 다르다”고 의견을 전했다.
◇사상 첫 낸드 2위 기대감…올해 연간 흑자전환
SK하이닉스가 낸드까지 세계 2위로 올라선다면, ‘기술력’과 ‘양산 능력’이란 양 날개를 모두 갖게 된다. 이는 주가 레벨업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전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4.0%로 1위인 가운데 키오시아(18.3%), 웨스턴디지털(14.7%), SK하이닉스(12.3%), 마이크론(11.0%), 인텔(6.7%) 등이 뒤를 잇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의 점유율을 합하면 19.0%로 키오시아를 제치고 단숨에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에 비해 인텔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서버향 낸드는 현재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되고 있어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낸드 분야에서 128단 4D 제품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적층(쌓아올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10년 이상 10% 안팎(4~5위권)에 머물러 실적 기여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올 3분기 낸드 사업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4분기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마치면 연간 흑자 전환도 가능해진 상황이다. 2021년 연간 낸드 수요 비트그로스(반도체 성장률) 예측치 역시 연초 30% 초반에서 현재 40% 선으로 높아져 매출이 추가로 늘어날 여지도 충분하다.
최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12만 5000원으로 4% 가량 높인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4분기 이후 적자를 지속한 낸드가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의미를 둘 만한 성과”라며 “회사가 낸드에서 완연한 자신감을 보였고, 낸드 사업부의 실적 개선을 반영해 4분기 및 내년 예상 실적을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