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수소산업 패권다툼…美·유럽·中·日 경쟁속 한국은?

방성훈 기자I 2021.04.13 00:00:00

"생산, 운송·저장, 판매, 사용 등서 치열한 각축전"
생산, 미국·유럽 기업 3强 체제에 중국 맹렬한 추격
운송·저장 및 FCV 부문에선 日기술경쟁력 앞서
주요 판매처인 수소 스테이션 설립 경쟁도 치열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탈(脫) 탄소시대 ‘꿈의 연료’로 기대되는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전 세계적으로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생산부터 운반·저장, 판매, 사용에 이르기까지 네 단계에 걸쳐 큰 틀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수소 연료 생산 부문에서는 미국 에어 프로덕트 앤드 케미컬, 프랑스 에어 리퀴드, 독일 린데 등 기존의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 3곳이 앞서 나가고 있다. 이들 3강에 이어 중국 둥화에너지와 산시성에너지가 뒤쫓고 있다.

수소는 생산방식에 따라 그린·그레이·블루수소로 나뉜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생산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를 개질해 생산하는 개질수소로, 정유공장의 나프타 분해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일컫는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하는 기술(CCS)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그린→블루→그레이 순으로 친환경적이어서 생산 비용도 그린수소가 가장 높고 그레이수소가 가장 낮다.

수소 생산 업체들은 아직까진 그레이 및 블루 방식으로 수소 생산량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공급이 안정화해야 시장이 제대로 형성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린수소 생산 경쟁도 활발해지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 보면 아사히 엔지니어링, 히타치 조선, 도시바 에너지 시스템 등 일본 기업들이 앞서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유럽에선 독일 지멘스 에너지와 노르웨이 넬이 생산 체계 대형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영국의 ITM파워는 일본 스미모토 상사와 제휴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수소 운반·저장 부문에선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과 지요다 화공건설이 주목받고 있다. 공기보다 가벼운 수소를 기체 상태로 운반하면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양이 적어 액화시켜 운반해야 하는데, 가와사키 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액화 수소 운반선을 개발해 2030년까지 대형화·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수소 판매는 세계 각국의 수소자동차 보급 확대와 맞물려 대부분 수소 스테이션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일본에선 ENEOS와 이와타니산업이 수소 스테이션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또 한국SK그룹도 미국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인수해 관련 산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1997년 설립된 플러그파워는 수소 플랜트 및 수소 스테이션 등 공급망 구축과 관련해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수소 스테이션 100곳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에선 영국 로열터치쉘이 독일 다임러트럭 및 스웨덴 볼보 등과 협업하고 있다. 시노팩, 상하이순화 등 중국 국영기업들도 막대한 정부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수소 스테이션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노팩은 2025년까지 수소 스테이션 1000곳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수소가 사용되는 곳은 대부분이 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연료전지자동차(FCV)다. 기술 측면에서 보면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혼다가 뒤를 쫓고 있다는 진단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서양과 중국 기업들이 전기자동차(EV)에 주력하는 동안 일본 업체들은 FCV 실용화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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