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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루보틀이 성수동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콘센트와 와이파이 없는 카페’에 대한 네티즌들의 찬반의견이 분분하다. 커피 한 잔 값으로 하루종일 영업장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민폐라는 지적과 카페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적 여유를 함께 제공하는 하나의 문화공간이라는 인식이 대치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작은 창고형 매장에서 시작한 블루보틀은 한국 첫 매장인 성수동 1호점을 80여석 규모로 열었지만,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콘센트나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는다.
제임스 프리먼 블루보틀 창업자는 “와이파이는 주의를 분산시키고 커피 맛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게 만든다”며 블루보틀 만의 경영철학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내부 인테리어는 한국인들 취향에 맞춘 것이라면서 와이파이·콘센트는 제공하지 않는 것이 웃기다”며 비판했다. 또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점이나 일본 6호점에는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으면서 한국에서만 경영철학을 강조하는 것은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블루보틀이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내세워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수익형 정책’을 꾀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2010년대 초반 당시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각 매장에 콘센트를 늘리고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면서 방문 고객을 늘렸던 전략과 반대되는 방향이다. 카페에 콘센트를 만들지 않고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장시간 앉아 있는 고객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커피빈이 2000년대 초반 ‘無 콘센트·와이파이’를 콘셉트로 내세웠다가 실패한 경험을 블루보틀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할리스와 달콤커피, 투썸플레이스 등 다른 브랜드들은 고객 편의 시설을 늘리고 있는 추세라서 그동안 정착된 카공족의 카페 문화를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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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현재 신세계 백화점 본점과 고속터미널점, 인천공항 매장, 스타필드 고양 및 하남 등 일부 몰 매장 등을 콘센트 없는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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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관계자는 “서울대역, 숭실대, 숙대입구 등 카공족이 많은 대학가는 50개 이상 설치된 지점이 대부분이며 오피스 상권이나 주택가 역시 매장 크기와 안전 수칙에 따라 콘센트를 설치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USB 충전기 좌석으로 대체하면서 최대한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無 와이파이, 콘센트’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엇갈린다. 카페를 자주 찾는다는 20대 대학생 A씨는 “카페 브랜드들은 커피 판매처라는 의미뿐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을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마케팅 하면서 점점 소비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콘센트가 없어도 충분히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기 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왜 도서관이나 회사가 아닌 카페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불만을 토로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다.